증권사들, 수수료 면제 '진퇴양난'
증권사들, 수수료 면제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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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황인태 기자] <bins@seoulfn.com>증권거래 수수료가 연말까지 일시적으로 면제된다는 정부의 방침에 증권가는 일단 수긍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그에 따른 면제분만큼의 수수료 인하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지난 8일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투자자의 거래비용을 절감하고 증권거래소와 증권예탁원 등의 경영효율화를 위해 오는 22일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수수료를 전면 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 당국 방침대로 연말까지 유관기관 수수료를 내리면 1회 거래비용의 1.3% 가량 절감돼, 연말까지 619억원의 수수료가 면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소식에 증권사가 마냥 좋을 순 없는 건 면제분만큼의 수수료 인하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수수료를 인하하자니 직접적인 이익감소로 이어지고, 인하하지 않자니 고객이익 외면이 우려되는 진퇴양난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근 증시 급락에 거래 감소로 이중고를 겪는 증권업계는 이번 정부 조치에 대해 투자심리를 개선하려는 당국의 의지가 반영됐단 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또한 9일 증권업보고서에 따르면 증권 유관기관들의 수수료 인하는 실적개선으로 연결되기는 힘들지만 투자심리를 개선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9월 위기설로 인한 투자심리위축으로 혹독하게 당한 국내증시를 생각해보면 심리개선이 일 순위로 생각할 부분이란 것에 증권업계도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당연히 좋다"며 "현 시점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방안을 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증권업 활성화를 위해 당국이 나선 것은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이번 수수료 면제는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고 수수료가 낮은 온라인 증권사들에 상대적인 수혜가 갈 것이며, 브로커리지 비중이 큰 대형 증권사들도 추가 수익 효과가 기대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 박석현 애널리스트는 "이번 정부 발표는 증권사의 비용을 줄이기보다는 거래활성화 방안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며 "수혜는 전체적으로 돌아가겠지만 각 증권사별로는 강도의 차이가 있을 것이며 그중 온라인 증권사가 좀 더 혜택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브로커리지비중이 높은 대형사들은 일정수혜를 보겠지만 타 증권사의 경우 수익개선에선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시적인 정부방침에 맞춰 수수료를 인하하고 연말이 지나 다시 올리기도 어렵다는 게 업계반응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발표는 나왔지만 공문으로 접수되지 않은 상태라서 공문이 와야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또한 정확한 수치가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예전에도 9월에서 10월 사이 증권사 수익성으로 인해 '비난 피하기' 수수료 인하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예전과 달라 어떻게 될지는 타업계의 동향을 봐야 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고객에게 환원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그것이 수수료 인하나 다른형태의 서비스가 될지는 정확하지 않다며 계획은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한시적이라는 정부방침 때문에 수수료 인하라는 장기적방침으로 반응하기에는 무리수가 있을 것"이라며 "그 외의 방법에 비중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내부적 합의가 요구돼고 있어 합의 도출이 우선"이라며 "주변업계상황을 본 후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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