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PF 사업성 평가 시행되는데···"건설업황 반영‧실효성 의문"
6월 PF 사업성 평가 시행되는데···"건설업황 반영‧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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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정책 구체화‧우량사업장 중심 지원 방향성 긍정적"
업계 "지방 하위 건설사 리스크 확대···업황 종합 고려해야"
태영건설 사업장 (사진=오세정 기자)
태영건설 사업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연착륙을 위해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사업성 평가를 강화해 옥석을 가리고 정상 사업장에는 돈줄을 풀어주되, 비정상 사업장은 신속히 정리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다만 업계에서는 PF 사업성 평가 기준이 여전히 실제 건설 현장을 반영하기엔 미흡한 만큼 실질적인 정책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개선안의 최초 평가 대상 사업장 규모는 전국의 약 30% 수준이다. 먼저 내달 금융사가 연체, 만기 연장이 많은 사업장 순으로 이번 기준을 적용해 평가를 진행하고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면, 7월 중 금감원이 평가 결과를 점검할 예정이다.

당국은 PF 사업장의 사업성 평가를 강화해 평가 등급은 기존 3단계에서 4단계로 세분화하고, 브릿지론과 본PF를 나눠 평가하는 등, 사업장별로 PF 관련 위험요인을 다각도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부동산 PF대출 외 위험성이 유사한 토지담보대출이나 채무보증 약정도 평가한다. 

현재 금융당국은 경·공매가 필요한 '부실 우려' 사업장은 전체의 2~3%  재구조화나 자율 매각이 필요한 '유의' 사업장은 3~7%로 추산한다.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규모가 약 230조원임을 고려하면 경·공매로 나오는 물량은 약 7조원이고 재구조화까지 포함한 구조조정 물량은 2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 PF 정상화 방안과 관련, 전문가들은 세분화된 PF 사업성 평가 기준, 우량사업장 중심의 지원과 과감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시장 연착륙을 추진한다는 정책 방향에 대해 긍정 평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PF 대책은 피해 최소화하는 방침이 최우선 돼야 하는데 그간의 정책 방향을 보다 구체화해 우량 사업장 중심으로 지원을 집중하고 기타 민간사업장은 시장에 맡기는 내용이다. 타당한 정책 방침"이라며 "모럴헤저드 방지는 물론 정책 신뢰도 측면에서 긍정적이며, 비우량 사업장도 마냥 버리지 않고 재구조화를 통해서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필요한 대책이란 점에 이견이 없고 사업성 평가 기준을 구체화‧세분화함으로써 사업성 있는 현장 위주로 공급 선순환을 만들고 사업성이 없는 곳은 경‧공매 등을 통해 재구조화하는 게 이번 대책 핵심"이라고 봤다.

다만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 PF 문제가 해소돼 시장 연착륙에 성공할 지에 대해선 의문이 나왔다. 이 연구위원은 "이번 조치로 부동산PF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사안 자체가 돈이 걸린 사안이다. 예를 들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업지 경·공매 등의 정책도 파는 쪽과 매입하는 쪽의 의견이 나뉠 수밖에 없으며 단번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함 랩장은 “현재 정부는 재구조화가 필요한 사업장을 전체의 10% 수준으로 보고 있는데 업계에선 신탁사 적자나 보증 사업장의 미분양 문제, 지방 비아파트 상품 경우 자금조달이 안되는등 구조조정 사업장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시행사나 지급보장 건설사 자금 부담 등에 대해 시스템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대형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지만, 중소 건설사들의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백광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상장사 수준의 상당수 우량 건설사들은 자체 자금·대출, 회사채 발행 등으로 PF 사업의 운전 자금 확보가 가능한만큼 리스크를 준공할 때까지 이연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며 "반면 수분양자 모집이 어려운 지방 중심의 하위 건설사 들은 준공 이전 리스크 축소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PF 평가 대상에 채무보증 약정이 포함되면서 대형건설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정도는 미미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요 입지의 사업장은 최근 몇 년간 지가 상승 폭이 큰 상황이지만 대지 매각을 통한 채무 상환이 충분하다. 다만 지방 비우량 사업지의 경우 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PF 평가 기준이 개선됐지만 금융당국의 평가인 만큼 실제 건설 사업장의 현실을 반영하기 어렵고 건설업 안정화 등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평가 기준이 구체화해야 하는데 정량적인 기준으로 칼로 무자르듯 적용하면 조금만 보완해도 살아날 수 있는 사업장이 부실 평가받고 구조조정되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면서 "일례로 강남에 사업성 좋은 사업장이어도 기준에 따라 PF 몇 회 이상이면 악성 사업장으로 분류될 수도 있기 때문에 건설업 환경과 현장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리스크 테이킹 입장에서 정책을 봤는데 실제 건설업계에서 느끼는 체감은 적다. 부실을 어디까지 보냐는 게 문제인데 평가 기준을 세분화하고 강화했지만 금융권을 통해 PF 사업장을 옥죄는 것이란 생각도 든다"면서 "건설사나 사업장의 규모가 아닌 실제 시행 자체가 양질의 사업인지를 실사하고 평가해야 하는데 불명확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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