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공세에 현대차 인니 입지 흔들···정의선 "지속 투자"
中 전기차 공세에 현대차 인니 입지 흔들···정의선 "지속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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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출시 중국 우링차 빙궈EV 3121대 기록 '판매 1위'
아이오닉5 395대 파는 데 그쳐, 62% 감소···"새 전기차 투입"
현지 정부, 올해 전기차 5만대 보급 목표···주도권 싸움 과열
현대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자동차)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판매 1위 자리를 중국 업체에 빼앗긴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합리적 가격의 신형 전기차를 선보여 반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3일 인도네시아자동차산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올 1분기 현지 전기차 판매량은 5882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8% 급증했다. 시장을 선도한 차량은 3121대가 팔린 중국 우링차의 소형 전기차 빙궈EV다. 작년 12월부터 소비자 인도를 시작한 이 차량은 저렴한 가격(3억1700만루피아, 약 2700만원)을 앞세워 단숨에 판매 1위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현대차 중형 전기 SUV 아이오닉5는 395대가 판매되며 지난해보다 62% 감소했다. 작년 1분기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판매 1위를 차지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중국산 저가형 전기차 공세 앞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불과 1년 만에 정상에서 내려왔다. 이 차량의 현지 판매 가격은 7억9050만루피아(약 6700만원)부터 시작한다.

현대차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가격 문턱을 낮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일렉트릭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인도네시아산 배터리를 달고 생산할 것"이라며 "오는 7월 자카르타에서 열릴 인도네시아모터쇼(GIIAS)에서 실차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올해 인도네시아 정부의 전기차 보급 목표 대수는 5만대다. 지난해 보급 대수 대비 3배 많은 수치다. 인도네시아전기차산업협회(PERIKLINDO) 몰도코 회장은 최근 현지 통신사 안타라와 인터뷰에서 "시장 성숙도와 신규 차종 출시 등을 고려했을 때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보조금도 계속해서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업계는 정부의 전기차 보급 의지가 뚜렷한 만큼, 시장 주도권을 두고 한·중 전기차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될 것으로 본다. 현대차에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얘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0일 방한한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부 장관을 만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날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는 성장 가능성이 큰 전기차 시장이다. 앞으로도 현지 전기차 육성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지속 투자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은 2020년부터 인도네시아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22년 해외 업체로는 최초로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간에 전기차 공장을 준공하는가 하면, 지난해 6월에는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LG에너지솔루션와 합작한 배터리 공장 HLI그린파워도 세웠다.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역시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시스템 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전기차 생산 거점을 토대로 현지 시장 공략에 더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 22일 하르타르토 장관과 회담에서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전기차 업체들 가운데 유일하게 현지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보조금 확대를 요청한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일간지 콤파스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전기차 보급 정책 시행 초기에는 현대차를 대적할 만한 업체가 없었지만, 지금은 중국의 우링차, 체리차 등 쟁쟁한 경쟁 업체가 대거 등장했다. 연내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와 베트남 최대 전기차 업체 빈패스트도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라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새로운 세일즈·서비스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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