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1370원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하락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가 일부 완화된 데다, 유로의 강세로 달러가 약세 전환했기 때문이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5.7원 내린 달러당 1363.8원에 마감했다.
이날 하락세의 주재료는 다소 복합적이다. 먼저 미국 휴장으로 거래량이 감소한 가운데, 월말을 맞아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몰린 것이 하락세를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소폭 약화됐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시간대가 발표한 5월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3.3%로, 잠정치(3.5%) 대비 둔화된 것이다.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2%)를 웃돌고 있지만, 시장내 금리인하 기대감을 소폭 회복시킨 촉매로 작용했다.
지난주 요아힘 니겔 독일 중앙은행 총재 겸 유럽중앙은행(ECB) 위원이 6월 금리인하에는 찬성하나 7월 연속 인하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점도 유로 강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에 24일 1.08달러에 턱걸이 했던 유로·달러 환율은 현재 1.085달러까지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달러인덱스는 105선에서 현재 104.62선까지 하락한 상태다.
다만 지난주 공개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FOMC) 의사록이 매파적으로 해석되며 선물시장에 반영된 금리인하시점이 9월에서 11월로 후퇴시킨 점, S&P 글로벌이 발표한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밖 호조를 보인 점 등이 하단을 지지하며 1360원선을 방어했다는 진단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미국 휴장으로 위험회피심리 등이 완화된 부분과, 역외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인 것들이 영향을 미쳤다"며 "좀 더 들여다보면 다음주 시장에서 좀 더 가중치 있게 보는 비농업고용과 미 공급관리자협회(ISM)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의 발표를 앞두고 최근 상승분에 대한 일부 되돌림이 나타났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두 지표가 발표되면 시장은 그에 맞춰 방향성을 새로 탐색할 것이다. 지금은 금리인하 기대가 다소 후퇴했지만, 해당 지표들이 전월보다 둔화된다면 금리인하의 명분이 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