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역사적 경주차 한자리에···도요타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 가다
[르포] 역사적 경주차 한자리에···도요타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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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체 10사 협력해 상설전시 실시···"현대차도 참여 희망"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 전경 (사진=도요타)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일본 도쿄에서 차로 2시간 정도를 달리면 오야마초라는 작은 마을에 다다른다. 겉보기에는 논밭으로 가득한 평범한 곳 같지만, 한편에는 세계 1위 완성차 업체 도요타가 운영하는 경주차 박물관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이 자리한다. 지난 24일, 이 박물관을 찾아 모터스포츠 저변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도요타의 행보를 따라가 봤다.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은 모터스포츠의 발전상을 모두와 공유하고 싶어 한 도요타 회장 토요다 아키오의 뜻에 따라 지난 2022년 문을 열었다. 안내를 맡은 마사히로 노기 부관장은 "세계 최초로 국내외 10사가 협력해 상설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40개의 전시차를 통해 130년 모터스포츠 역사를 재조명한다. 또한 경주차 제작에 참여한 개발자들의 생각을 탐구한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모터스포츠의 태동기를 소개하는 1층 △역사적인 랠리카를 한자리에 모아둔 2층 △각종 기념품을 파는 3층으로 꾸려졌다. 노기 부관장은 1층 한가운데에 서서 "모터스포츠는 19세기 말 증기, 전기, 휘발유 등 서로 다른 동력원을 갖춘 차량이 기술 우위를 겨루는 프랑스의 한 대회에서 시작됐다. 이후 휘발유를 중심으로 누가 더 강한 주행성과 내구성을 갖췄는지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신기술이 세상에 공개되며 양산차 기술개발에 일조, 모빌리티 발전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 1층에 전시된 경주차 (사진=도요타)

이어 한 경주차를 가리키며 "1층 전시된 경주차 가운데 가장 가치 있는 것으로, 지난 1922년 영국 업체 선빔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그랑프리를 위해 제작한 차다. 세계 최초로 앞바퀴 브레이크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오늘날 앞바퀴 브레이크는 양산차에 널리 쓰이고 있다. 이는 모터스포츠 기술이 어떻게 양산차 시장에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경주차는 토요펫 레이서였다. 1951년 개발된 이 경주차는 엔진과 캐빈을 차체 뒤쪽으로 옮겨 앞뒤 무게 배분 50:50을 구현하는가 하면, 최고속도 160km/h를 달성해 도요타 모터스포츠의 시초로 평가받는다. 노기 부관장은 "전시된 경주차는 복원 모델이다. 모터스포츠를 통해 더 좋은 차를 만들겠다는 아키오 회장의 뜻에 따라 복원전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2층에는 랠리카 수십대가 도열해 있었다. 노기 부관장은 연두빛 랠리카 앞에 선 뒤 "1947년도에 세상에 공개된 시시탈리아 202C다. 세계적 디자이너 바티스타 피닌파리나가 디자인해 지금까지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4기통 1.0ℓ 엔진을 탑재해 최고속도 165km/h를 낼 수 있다. 같은 해 열린 밀레밀리아에서 알파로메오에 밀려 아쉽게 2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도요타, 스바루, 미쓰비시 등 일본 랠리카도 연이어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현대차 직원들이 박물관을 방문했다. 그들도 이곳에 자사의 랠리카를 전시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아직은 어렵다는 것이 도요타의 입장이었다.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고 했다. 3층에는 박물관 관련 각종 용품과 후지 스피드웨이를 배경 삼은 카페가 있었다.

한편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고, 관람비는 성인 기준 평일 1800엔(약 1만5000원), 주말 2000엔(약 1만7000원)이다.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 3층 (사진=도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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