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추 가능성 20%는 반대로 실패 확률 80%···섣부른 기대 일러"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정부가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노르웨이 '시드릴' 사와 시추 계약을 맺었다. 업계는 아직 작업이 진행되지 않은 만큼 경제성과 시추 가능성 등을 분석하기엔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오는 12월부터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 지역에 실제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는 지 확인을 위해 시추 탐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공사는 지난달 초 세계 최대 규모 시추선사인 노르웨이 '시드릴' 사와 용선 계약을 체결했다. 시추 작업에는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가 사용될 예정이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 브리핑을 통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연내 시공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지역은 1970년대부터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탐사가 진행돼 왔다. 1970년 진행된 첫 시추에서는 기술적 한계로 확인이 실패했다. 이어 진행된 1975년 시추에서는 원유가 아닌 정제가 필요한 '경유' 비중이 높은 기름으로 분석돼 실패로 돌아갔다.
현재 분석·시추 기술 등이 발전하자 영일만이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예상 매장 자원은 가스 75%, 석유 25%로 추정된다. 이번 시추 작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한국은 2262조5000억원 규모의 산유국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석유와 가스 자원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던 만큼 에너지 수급의 안정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에너지 업계는 아직 경제성이나 업계 영향을 분석하기 이르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기름이 있다고 발표된 단계로, 실제 기름을 뽑아서 분석해 봐야 경제성 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며 "보고서에 따르면 시추 가능성이 20%라고 하는데 반대로 이야기하면 실패 확률이 80%라고 볼 수도 있기에 섣불리 기대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정유 업체 관계자는 "아직 초기다 보니 분석할 단계가 아니며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며 "추후 과정까지는 10년에서 20년까지도 걸릴 수 있기에 이야기를 논하기에 이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