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한 치료, 진단과 치료 동시에 이어져"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제약사들은 암 진단과 치료에 방사성 물질을 이용하는 방사성의약품에 집중하고 있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동위원소를 함유해 제조된 질병의 진단이나 치료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으로 체내 진단부터 치료까지 활용 범위가 넓고 다른 정상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 정밀하게 사멸시키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 또 뇌같이 해부할 수 없는 부위에 생긴 질환이나 기존 의약품으로 진단 및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5일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 자료를 보면 방사성 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6%씩 성장해 2030년 112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앞서 노바티스,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방사성의약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거나 개발 중인 기업을 인수하며 차세대 항암치료제로 투자하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 바이오 기업들이 주목하고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 속에 국내 제약사들도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듀켐바이오는 뇌 질환, 종양 진단 분야에 활용되는 방사성의약품인 파킨슨병 진단용 'FP-CIT', 유방암 진단용 'FES', 전립선암 진단용 'FACBC'의 상업화를 마친 상태이다. 듀켐바이오는 현재 치매, 진행성 핵상 마비(PSP) 등을 진단하는 데 사용하는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임상도 진행 중이며 3년 내 제품화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한국원자력의학원과 방사성의약품 치료제 원료인 악티늄-225(Ac-225)를 활용한 신약 연구 개발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동아에스티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전문 계열사인 앱티스를 통해 방사성의약품 개발을 확대했다. 앱티스는 셀비온과 항체에 화학합성의약품 대신 방사성 동위원소를 결합하는 기술인 항체 방사성동위원소접합체(ARC) 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체내에 항체가 오래 남아 환자에게 약물 내성이 생겼던 기존 화학합성의약품 방식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다.
퓨쳐켐의 전립선암 치료제 후보물질 'FC705'는 미국 임상 1상 시험 결과 1차 지표를 충족했다. 퓨쳐켐은 이 치료제의 미국 임상 2a상과 국내 2상을 진행하고 있고 중국과 기술이전 협상도 진행 중이다.
정부도 방사성의약품의 개발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방사성의약품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한 '방사선바이오 성과 창출 지원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SK바이오팜, 퓨처켐, 듀켐바이오,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과기정통부는 간담회에서 지원 전략의 주요 방향으로 동위원소 자급 능력 확보, 신약 개발 지원, 생태계 체계화, 제도 지원 등을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방사성의약품은 진단과 표적 치료가 동시에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고 방사성의약품은 기존 화학합성의약품이나 생물의약품으로 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장 자체의 진입장벽이 높지만 한번 개발하면 후발주자여도 글로벌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