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보다 실 많은 영업점포 통폐합 재시동···내달 34개 지점 폐쇄
득보다 실 많은 영업점포 통폐합 재시동···내달 34개 지점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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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로 대면거래 수요 '뚝'···'관리비 부담' 유휴 부동산도 매각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당국 제동으로 주춤했던 은행 영업점 축소가 하반기부터 재개된다. 여기에 비어있는 유휴 부동산을 매각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면서 은행이 보유한 영업점 규모 자체가 갈수록 줄어드는 모양새다.

은행 디지털화에 따른 비대면 금융거래 증가로 영업점 통폐합이 업권 내 불가피한 흐름이 됐다는 분석이다. 경기 침체, 수익성 악화 등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영업점 운영·관리비용을 줄이려는 노력도 더해진 결과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달 8일 전국 19개 지점과 2개 출장소를 통폐합하기로 했다. 이번에 통폐합되는 영업점은 대부분 서울에 집중돼 있다.

대상 영업점은 △서울 개봉동·길음뉴타운·당산동·대흥역·동역삼동·망우동·상암동·센트럴시티·원남동·을지로·장안북·증미역·창동역·청계7가·홍익대지점 및 롯데월드몰·반포효성출장소 △경기 부천테크노파크·분당시범단지·일산호수지점 △부산 망미동지점 등 총 21곳이다.

신한은행도 다음달 5개 지점과 2개 출장소를 통폐합한다. 대상 영업점은 △서울 명동·서초중앙·성수동지점 및 프리미어도곡레슬·프리미어스포타임출장소 △대전 대전중앙지점 △충남 천안중앙지점 등 총 7곳이다.

NH농협은행도 다음달 전주 태평동영엄점을 전주완주시군지부와 통합한다. 지방은행인 전북은행은 만성법조타운 영업점을 없애고 광주은행도 서울과 경기도에 위치한 영업점 4개의 문을 닫는다. 이에 앞서 KB국민은행은 충남도청·서울역환전센터·홍대입구역환전센터 등 3개 영업점을 통폐합했다.

은행들의 영업점 통폐합은 디지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주요 은행의 경우 비대면을 통한 상품가입 비중이 80%를 넘어섰다. 금융당국이 금융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은행들의 영업점 폐쇄에 제동을 걸었지만, 대면고객 수요가 대폭 줄면서 영업점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더구나 경기 침체,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수익성 악화 등 은행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만큼 비용절감 차원에서라도 영업점 정리 속도를 높일 필요가 커졌다.

최근 은행권의 유휴 부동산 매각 흐름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부동산경기가 좋지 않았던 코로나19 때보단 매각 규모가 줄었지만, 영업점 폐쇄 등으로 비어있는 유휴 부동산을 처분하려는 은행권의 움직임은 최근까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실제 국민은행은 지난 12일 전국 8개 유휴 부동산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대상 물건은 KB국민은행 △논산 △신해운대(점) △대구강북 △범물동 △여수 △석남동(점) △창원도계동 합숙소 △복현동 등이다. 물건별 최저입찰금액은 17억670만~82억9020만원 등이다.

은행이 유휴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것은 해당 지역에 새로운 영업점이 생길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의미다. 디지털화로 영업점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비어있는 부동산을 그대로 들고 있기보다 빠르게 처분하는 데 따른 실익이 크다는 판단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임대사업으로 돈을 벌기도 힘들고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최근에는 자가 건물을 소유하기보다 임차를 하는 게 비용 측면에서 더 낫다는 인식이 많다"며 "디지털금융 활성화로 은행이 영업점을 굳이 갖고 있을 필요가 없어진 데다 만만치 않은 건물 운영관리비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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