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오너들, 잇달아 '미국행'···글로벌 사업 밑그림 그린다
재계 오너들, 잇달아 '미국행'···글로벌 사업 밑그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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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최태원·구광모, 美 AI·반도체 수장과 연쇄 회동
글로벌 빅테크·스타트업 가리지 않고 협력관계 구축
정의선도 곧 미국행···10월 전기차 공장 준공 맞출 듯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순. (사진=각 사 취합)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순. (사진=각 사 취합)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재계 오너들이 잇달아 미국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글로벌 리더십을 지키고 있는 미국의 AI, 반도체 사업을 살펴보고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올해 안에 미국 출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2주간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이 회장은 지난 4일 미국 뉴욕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와 만나 차세대 통신분야 및 갤럭시 신제품 판매 등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이재용 회장은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자택으로 초청받아 단독 미팅을 했다. 지난 2월 저커버그 CEO 방한 때 이 회장의 초대로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회동을 가진 후 4개월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이 회장과 저커버그 CEO는 AI·가상·증강현실 등 미래 ICT 산업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시애틀 아마존 본사를 찾아 앤디 재시 아마존 CEO를 만났다. 이 회장과 재시 CEO는 생성형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현재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재시 CEO는 지난해 4월 생성형AI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계획을 밝히고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새너제이에 위치한 삼성전자 DSA에서 이 회장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를 만나 AI 반도체, 차세대 통신칩 등 새롭게 열리는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기간 중에 퀄컴뿐 아니라 글로벌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기업들과도 연이어 만나 파운드리 사업 협력 확대 및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제조기술 혁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젠슨 황 CEO와 회동한 후 두 달만에 또 미국으로 향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엔비디아에 5세대 HBM(HBM3E)을 세계 최초로 공급하기로 했다. 최 회장과 젠슨 황 CEO의 만남은 이 같은 협력에 따른 후속조치나 추가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미국으로 향한 최 회장은 SK그룹의 'AI 생태계'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문하는 지역은 빅 테크들이 모여 있는 실리콘밸리에 국한하지 않고 현지 파트너사들이 있는 미국 여러 곳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에 미국으로 떠났다. 지난해 8월에 이어 10개월만에 미국으로 떠난 구 회장은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는 등 AI 생태계 전반을 살폈다. 

텐스토렌트는 캐나다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가 있는 팹리스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으며 IP 라이센싱(특허 기술 대여)과 고객 맞춤형 칩렛(Chiplet·하나의 칩에 여러 개의 칩을 집적하는 기술) 설계가 주요 사업 모델이다.

이어 구 회장은 피규어 AI도 방문해 브렛 애드콕 창업자 겸 CEO를 만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현황과 기술 트렌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올해 3월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원'이 구동하는 모습을 살펴봤다. 피규어 AI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엔비디아, 아마존 등의 투자를 받은 기업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마크 저커버그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마크 저커버그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재계 오너들의 이번 미국 출장은 공통적으로 AI와 반도체 분야에 집중돼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DX 부문 전 사업영역에 AI 도입을 확대하는 만큼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또 퀄컴과도 협력 관계를 강화해 AI 반도체, 통신칩 등에서도 협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HBM 사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한 SK는 글로벌 리더십을 지키기 위해 엔비디아에 대한 공급망을 공고히 유지하기 위해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지난 7일에 대만 출장을 떠나 웨이저자 TSMC 회장 및 대만 IT업계 주요 인사들과 만났다. 

LG는 전장 부품을 포함해 자사의 주력 사업으로 급부상하는 로봇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특히 구 회장은 이번 출장 중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방문해 실리콘밸리에서 인큐베이팅하고 있는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개발 현황을 살펴보기도 했다. 

최태원 SK 회장과 만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최태원 회장 SNS 캡쳐)
최태원 SK 회장과 만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최태원 회장 SNS 캡쳐)

이번 오너의 미국 방문이 전략회의 전후로 이뤄졌다. 현재 국내 기업들의 최대 시장이자 글로벌 무대의 전초기지인 미국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이를 중심으로 사업전략을 구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이재용 회장이 귀국한 후 18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었다. 이 회장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지만 한종희 DX부문장과 전영현 DS부문장 주재로 이 회장의 비전을 공유하며 사업 전략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연다. 최 회장이 22일에 출장을 떠난 점을 고려하면 귀국 직후 곧장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리밸런싱에 속도를 내는 만큼 최 회장의 출장 성과와 구상이 앞으로 사업구조 개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LG는 지난달 구광모 회장 주재로 전략보고회를 열었다. AI와 전장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고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재계에서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곧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10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준공을 앞두고 있어 이 시기에 맞춰서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함께 미국 대통령 선거에 따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변화도 예상되는 만큼 미국 출장 이후 내년 글로벌 전기차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 오른쪽)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AI 반도체 설계 업체 '텐스토렌트'의 최고경영자(CEO) 짐 켈러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 오른쪽)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AI 반도체 설계 업체 '텐스토렌트'의 최고경영자(CEO) 짐 켈러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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