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人] 조선업의 아버지-신동식①
[조선&人] 조선업의 아버지-신동식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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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산업의 밑그림 직접 그려···경공업에서 중공업으로 산업 재디자인
현재까지 한국해사기술 회장, 카본 코리아 회장 등···일생을 조선산업에
신동식 한국해사기술 회장 (사진=본인 제공)
신동식 한국해사기술 회장 (사진=본인 제공)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우리나라 조선업의 아버지라 불리는 신동식 한국해사기술 회장은 철판 하나 만들지 못한 나라에서 조선 산업의 밑그림을 직접 그린 인물이다. 그는 1932년에 태어나, 현재도 한국해사기술 회장으로 활동하며 일생을 조선산업에 바치고 있다.

현재 93세가 넘는 고령의 나이에도 현업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주위에서는 '늘 개인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먼저 생각하시는 헌신이 대단하다'고 말한다. 또 그의 활동 원동력을 체력의 한계를 넘어선 정신력으로 보며, 애국심이 강한 인물이라 평한다.

신 회장은 박정희 정부에서 초대 경제수석비서관, 해사행정특별심의위원회 위원장, 경제과학심의회의 사무총장 3가지 직책을 동시 역임하는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현재는 주식회사 한국해사기술 회장, 주식회사 카본 코리아 회장, 사단법인 한국해사산업연구소 이사장, 주식회사 해사산업정보사 대표이사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수상 경력만 보더라도 철탑산업훈장 (기술용역 수출공로), 은탑산업훈장 (해양산업 및 과학기술 발전기여 공로), 대통령 표장 (외국인 투자유치 공로), 평생공로상 등 이루 나열할 수 없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가 발전시켜야할 신산업으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 기술(CCUS)을 꼽고, 다시 '탄소 제로의 한국'을 기획하고 있다.

◇조국의 부름에 세계의 무대에서 다시 한국으로

"임자, 조국의 조선 발전을 위해 나하고 함께 일해 봅시다"

영국에서 검사관으로 활동하던 신 회장은 이 같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마디에 인생이 바뀌게 된다. 신 회장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한 후 세계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있었다. 그는 유럽 최대 조선소였던 스웨덴의 코쿰스 조선서에서 현장 기능공으로 경력을 쌓았으며, 한국인 최초 영국 로이드선급 검사관을 지내기도 했다.

1961년 가을, 영국에서 근무하던 그는 캐네디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미국에 와 있던 박 대통령에 불려가게 된다. 당시 박 대통령은 산업 전환의 필요성을 느끼고 중화학공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는 또한 국민 소득 70달러였던 당시 현실 속을 공감하며,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귀국을 마음먹었다.

귀국 후 그는 대통령 비서실 초대 경제수석비서관로 임명된다. 당시 30대 초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임명된 그는 '경제에 문외한 엔지니어가 경제수석'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전문적 역량으로 파격적인 경제 발전 방안들을 내놓으며 실력으로 그의 입지를 증명했다.

◇ 경공업에서 중공업으로 산업 재디자인

신 회장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경공업 중심 국가에서 중화학공업을 지나 1980년대는 기술혁신 국가로 넘어가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에 그는 그의 전문분야인 조선 중심의 산업 구조를 재디자인했다. 경공업 중심의 1차 산업 형태로는 장기적 발전이 어려우며, 조선은 조선, 철강, 엔지니어링 등 산업간 에너지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대통령을 찾아가 조선공업 중장기 발전 계획 건의했다. 평소 신 회장을 '신 국보'라 부르며 아꼈던 박 대통령은 모두가 그 가능성을 부정할 때조차 그를 믿었다. 그 결과 조선·해운·항만을 총괄하는 '해사행정특별심의위원회'가 창설될 수 있었다.

해사행정특별심의위원회는 대만에 조선 수출 계약을 준비하며 빛을 발했다. 1967년 그는 '대만이 세계은행(IBRD) 협력자금으로 참치어선 20척을 국제입찰한다'는 기사를 보게 된다. 당시 입찰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해사행정특별심의위원회를 비롯한 온 국가적인 노력을 통해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해당 수출 건의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1969년 수출 목표였던 7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었으며, 경공업에서 중공업으로 넘어가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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