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형 최고 농협銀 6.52%·최저 국민銀 3.75%
16일부터 금리 하락···"금리 되돌릴 가능성 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6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 오는 16일부터 주요 시중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가 일제히 인하한다.
시장금리를 반영해 대출금리 인하에 나선 은행권이지만 머지않아 가산금리 조정 등을 통해 금리를 다시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급증하고 있는 가계대출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라며 은행권을 강하게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은행권은 이달 초부터 주담대 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며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 상황이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달(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3.52%로 전월(3.56%)보다 0.04%p(포인트) 하락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했다가 5월 0.02%p 소폭 증가했으나 한 달 만에 반락했다.
6월 잔액기준 코픽스와 신잔액기준 코픽스도 일제히 하락했다. 잔액기준 코픽스는 전월(3.74%)보다 0.01%p 떨어진 3.73%를 기록했다. 잔액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11월 2년6개월 만에 하락한 후 8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3.17%로 전월(3.20%)보다 0.03%p 하락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되거나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섰는데, 이에 따라 코픽스도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주담대 변동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6개월물(무보증·AAA) 금리는 5월 3.6%대를 유지하다 6월 들어 3.5%대로 하락했다. 7월 들어서는 3.4%대로 연중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이와 연동된 주담대 변동금리도 낮아진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부터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하락한다. 코픽스를 변동형 주담대 지표로 삼는 KB국민·우리·NH농협 등 3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중 최고금리는 연 6.52%(농협은행 신규코픽스), 최저금리는 연 3.75%(국민은행 신잔액코픽스)다.
은행별 주담대 변동금리를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국민은행은 기존 연 3.80~5.20%에서 연 3.76~5.16%로 최고·최저금리가 코픽스 하락분만큼인 0.04%p씩 떨어진다. 우리은행도 연 4.73~5.93%에서 연 4.69~5.89%로 상단과 하단이 0.04%p씩 하락한다.
주담대 변동금리 산출시 은행채 등 현재 시장금리 수준이 함께 반영되는 농협은행의 경우 금리가 연 4.42~6.62%에서 4.32~6.52%로 0.1%p씩 하향조정된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도 일제히 하락한다. 국민은행의 신잔액기준 연동 주담대 금리는 연 3.78~5.18%에서 연 3.75~5.15%로, 우리은행은 연 4.72~5.92%에서 연 4.69~5.89%로 각각 하락한다.
코픽스 하락에 따라 주담대 금리를 내린 은행들이지만 하락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이 한 달 만에 5조3415억원 불어나는 등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고삐를 죄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국민은행에 현장점검을 나가 가계대출 취급 행태 등을 살펴보고 있다. 다른 4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 등도 차례로 현장점검을 진행할 예정으로, 은행권에 대한 당국의 대출관리 압박은 강화하는 추세다.
이에 맞춰 은행들도 이달 초 대출금리를 잇달아 올리는 등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2일부터 일부 주담대 상품 금리를 0.1%p, 하나은행은 1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2%p 인상했다. 국민은행도 3일부터 부동산담보대출 금리를 0.13%p 올린 바 있다.
은행권에선 시장금리 흐름과 상관 없이 대출금리 추가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기준금리가 떨어져도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전체 대출금리를 전반적으로 올리겠단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대출금리를 올려서 증가세 속도 조절에 나섰던 건데 시장금리가 내리면 그 효과가 희석될 수밖에 없다"며 "당국과 한은이 가계부채 관리를 최우선으로 가져가겠다는 스탠스를 보였기 때문에 은행도 따라갈 수밖에 없고, 이는 오늘은 금리를 내렸지만 곧 다시 올릴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도 "일단 시장금리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대출금리는 내려가지만 당국에서 가계대출 물량 관리를 해달라고 강조한 만큼 대출 증가세와 시장 상황을 보고 가산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