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17일 이사회를 열어 양사의 합병안을 논의한다. 합병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11월 중 자산 106조원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양사는 이르면 11월 초에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고 통합 기업을 출범하는 것을 목표한다. 오늘 이사회를 통해 합병안이 통과하면, 양사는 다음 달 중으로 합병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여는 등 후속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기업 합병 형태는 양사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합병한다.
이날 논의 결과에 따라 양사의 최대주주인 SK도 18일 이사회를 열어 합병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SK는 3월 말 기준으로 SK이노베이션의 지분 36.22%, SK E&S의 지분 9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합병은 SK그룹의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에너지 중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알짜' 비상장사인 SK E&S의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고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의 자금난 해소를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양사가 합병하면 매출 규모가 90조원에 육박하고 자산 총액이 106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에너지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SK E&S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재생에너지 등을 아우르는 에너지 사업을 하는 알짜 계열사로, 지난해 매출 11조1672억원과 영업이익 1조331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SK E&S가 비상장사인 만큼 합병 비율에 따라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1대 2 수준으로 합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이와 별개로 SK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SK온과 원유·석유제품 트레이딩 기업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에너지의 탱크터미널 사업을 하는 SK엔텀을 합병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