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시중은행 첫 '10년 주담대' 출시···배경과 흥행 가능성은?
신한, 시중은행 첫 '10년 주담대' 출시···배경과 흥행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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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정책 방향과 부합···최저 금리 연 3.38%
지급보증부 커버드본드 발행, 가산금리 대폭 낮춰
"시장금리 떨어지면 주담대 금리도 하락"에 호응 예상도
신한은행 사옥 전경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사옥 전경 (사진=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신한은행이 5년 주기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보다 금리가 0.1%p(포인트) 높은 10년 주기형 주담대 상품을 출시했다. 시중은행에서 10년 주기형 주담대 상품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10년 주담대 출시는 금리 고정형 대출 비중을 확대하라는 금융당국의 정책 방침에 따른다. 신한은행은 10년 주담대 상품의 조기 안착을 위해 가산금리를 크게 낮춰 전반적인 금리 경쟁력을 높였다.

신한은행이 금리 경쟁력 높은 10년형 주담대를 출시하면서, 이 상품이 금리 인하기에 주기가 긴 주담대는 흥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을 깨고 인기몰이를 할지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 10년 주기형 주담대 상품을 출시하면서 금리를 연 3.38~5.39%로 확정했다.

기존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연 3.28~5.29%)와 견줘 상단과 하단이 각각 0.1%p씩 높다. 두 상품의 기준금리가 되는 금융채 10년물(3.61%)과 5년물(3.21%) 간 차이가 0.4%p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10년형 상품의 금리 경쟁력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번 10년 주담대 상품의 가산금리는 1.78%로, 2%대인 다른 주담대 주기형 상품들보다 낮다. 신한은행이 10년 주담대 출시를 위해 10년만기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 발행을 진행하면서 주택금융공사로부터 지급보증을 받았던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주금공의 지급보증을 받으면 동일 만기 금융채 대비 발행금리가 0.05~0.21%p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10년 주담대 상품은 2000억원 한도로 우선 운영된다. 10년만기 커버드본드 발행 한도가 3000억원인 만큼 이와 연계해 10년 주담대 상품도 2000억원 한도로 운영했다가 흥행 여부 등 시장 상황에 따라 한도를 늘릴 예정이다.

애초 이 상품은 금융당국의 의도가 반영된 상품이라 은행은 물론 대출자 입장에서도 크게 효용이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금리가 10년간 고정된 탓에 금리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그대로 져야하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대출자 입장에서는 금리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긴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 금리가 10년간 고정된 주담대보다는 주기가 짧아 금리가 더 빠르게 떨어질 다른 주담대를 받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많다. 시장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날 신한은행이 시장 예상치를 벗어나는 낮은 금리로 10년 주담대를 내놓으면서 예상 외 흥행이 가능할 수 있다는 업계 진단도 나온다.

특히, 이 상품의 경우 다른 주기형 상품들과 동일하게 금융채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시장금리 흐름이 그대로 반영된다. 기준금리 하락에 따라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10년 주담대 금리도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첫 타자라서 상당히 공격적으로 금리를 책정한 것 같다"며 "시장금리 흐름은 그대로 반영되고 가산금리는 크게 낮은 데다 10년간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은 줄일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극단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금리 인하기라고 하더라도 금리는 일반적으로 1~2년 시차를 두고 떨어지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오히려 금리 변동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10년 주담대를 받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며 "10년형을 일단 받았다가 나중에 시장금리가 많이 떨어지면 그때 더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갈아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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