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검토 거쳐 신속한 제재절차 진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카카오페이가 국내 가입 고객 4045만명(누적)의 개인신용정보를 중국 알리페이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고객 동의도 받지 않았으며 해외결제를 이용하지 않은 고객의 정보까지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5~7월 카카오페이 해외결제부문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카카오페이가 지난 2018년 4월부터 고객 동의 없이 고객신용정보를 알리페이에 제공한 것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전체 가입 고객의 개인신용정보 총 542억건(누적 4045만명)을 매일 1회씩 알리페이에 제공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제공된 정보는 △카카오계정 ID △핸드폰번호 △이메일 △카카오페이 가입내역 △카카오페이 거래내역(잔고·충전·출금·결제·송금내역) 등이다.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가 애플에서 요구하는 고객별 신용점수(NSF) 스코어 산출 명목으로 전체 고객의 신용정보를 요청하자, 해외결제를 이용하지 않은 고객정보까지 포함해 알리페이에 제공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NSF 스코어 산출 명목이라면 관련 모형 구축(2019년 6월) 이후에는 스코어 산출대상 고객의 신용정보만 제공해야 함에도 전체 고객의 신용정보를 계속 제공하고 있어 고객정보 오남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카카오페이가 알리페이에 해외결제 대금을 정산하기 위해서는 고객신용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없었음에도, 해외결제 이용고객의 신용정보를 알리페이에 제공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해외결제 이용고객에 대한 신용정보 제공은 지난 2019년 11월부터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카카오계정 ID △주문정보(시간·통화·금액·거래유형) △결제정보(시간·통화·금액·결제수단) 등 총 5억5000만건이 알리페이에 흘러 들어갔다.
고객신용정보를 제공받은 알리페이도 정보 이용 목적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 또 고객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해외결제가 불가능한 사안이 아니었음에도 '선택적 동의'가 아닌 '필수적 동의'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향후 면밀한 법률검토를 거쳐 제재절차를 신속히 진행하는 한편, 유사사례에 대한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카카오페이는 고객정보 불법 제공 의혹과 관련해 해명자료를 내고 "알리페이나 애플에 고객 동의 없이 불법으로 정보를 제공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와 애플과의 3자 협력을 통해 애플 앱스토어에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결제수단을 제공하기 위한 정상적인 고객 정보 위수탁이었다"고 밝혔다.
또 "결제를 위해 꼭 필요한 정보 이전은 사용자의 동의가 필요 없는 카카오페이-알리페이-애플 간 업무 위수탁 관계에 따른 처리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며 "알리페이에 정보를 제공할 때는 무작위코드로 변경하는 암호화 방식을 적용해 철저히 비식별 조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