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의 '큰 그림'?···LG, '전장'이 끌고 'ABC'가 민다
구광모 회장의 '큰 그림'?···LG, '전장'이 끌고 'ABC'가 민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장사업 고객사 확보 전자·배터리 계열사 '총출동'
AI·바이오·클린테크 100조원 투자···R&D 역량 확보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LG그룹이 전장사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그룹 전체의 역량을 모은다. 이를 바탕으로 구광모 LG 회장이 구상한 미래 신사업의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올해 들어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차, 도요타, GM 등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잇달아 테크데이·회동을 열며 파트너십 강화에 나섰다. 

지난 3월 벤츠의 초대로 독일 진델핑겐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테크데이에는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 부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또 2월 메리 베라 GM 회장과 회동에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등이 참석했다. 

LG그룹은 전장사업이 LG전자를 넘어 그룹 전반에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 전장사업은 2분기 매출 2조6919억원, 영업이익 8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 올랐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역시 매출액은 전 분기를 통틀어 최대,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LG전자를 포함한 전자 계열사들은 2025년까지 수주잔고 200조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9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9.4%나 줄인 가운데 차량용 OLED, SDV 최적화 디스플레이 설루션 등 전장 제품을 앞세워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탠덤 기술 기반의 P-OLED, ATO(Advanced Thin OLED), 하이엔드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LCD 등 신기술 기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고객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를 포함해 현재 2조원 수준인 전장 분야 매출을 5년 내 5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의 거대언어모델 '엑사원' 로고. (사진=LG)
LG AI연구원의 거대언어모델 '엑사원' 로고. (사진=LG)

LG그룹은 전장사업을 궤도에 올려 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신사업에 동력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인공지능(AI), 바이오(Bio), 기후기술(Clean Tech) 등 새로운 성장 축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10년, 15년 뒤를 대비한 미래 기반 확보에 더욱 힘쓸 것"이라며 미래 신사업으로 'ABC'를 내세운 바 있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6월 미국 테네시주와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미래 신사업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구 회장은 "신사업은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솔루션으로 인정받아야 하며 결국 변함없는 성공의 키는 차별화된 고객가치에 달려있다"며 "이를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들어 더 많은 스타트업과 파트너들이 LG를 찾아오고 새로운 사업 모델이 지속 발전돼 나가는 선순환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LG그룹은 신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2028년까지 10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LG그룹 글로벌 투자 규모의 약 65% 수준이다. 특히 LG그룹은 투자 재원의 약 55%를 연구개발(R&D)에 투입하고 국내를 핵심 소재 연구개발과 스마트 팩토리 등 제조 핵심기지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LG AI연구원은 2021년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 1.0'을 공개한 후 최근 '엑사원 3.0'을 공개했다. 또 올 하반기부터는 '엑사원 3.0'이 탑재된 LG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구광모 회장은 미래 사업으로 AI를 점찍고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LG그룹은 2020년 12월 그룹 AI 연구의 싱크탱크인 LG AI연구원을 설립한 후 지난 4년간 AI 전환 가속화를 추진하며 생산 공정, 소재 및 제품 개발, 고객 서비스 개선 등 각 계열사 사업 현장에 AI 기술 적용 사례를 늘려가고 있다.

바이오 사업은 LG화학 생명과학부문이 중심이 되고 있다. 생명과학부문은 올해 생산능력을 전년 대비 30% 늘리고 매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분기 LG화학 생명과학부문은 매출 4044억원, 영업이익 10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생명과학부문이 사상 처음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가운데 올해도 호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밖에 '클린테크'는 탈탄소와 순환경제 체계 구축 같이 기업이 친환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을 의미한다. '클린테크' 사업은 소재와 에너지 기술 등 산업 전반의 역량이 요구되는 만큼 LG화학과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가 함께 나선다는 계획이다. 

LG그룹은 클린테크 사업에서 △바이오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폐플라스틱·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확보 △태양광·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탄소 저감 기술 강화 등을 우선적으로 추진해 나간다. LG는 클린테크 사업을 빠르게 본 궤도에 올리기 위해 앞으로 5년간 국내외에서 2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LG그룹이 이처럼 미래사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시선도 나오고 있다. 이미 AI와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에서 경쟁 기업들이 많은 만큼 LG만의 차별화 된 전략을 갖출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다. 재계 관계자는 "배터리나 전장부품은 빠르게 시장을 선점해 성과를 거뒀지만, AI나 바이오 등은 이미 국내외 시장에 플레이어가 많다"며 "LG만의 전략이 없다면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저탄소/기후변화
전국/지역경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