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發 충격' 저축은행, 상반기 3804억원 적자···전년比 4배 증가
'PF發 충격' 저축은행, 상반기 3804억원 적자···전년比 4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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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확대·PF 평가 강화로 대손비용만 4000억↑
건전성·자본비율 일제히 악화···"관리 가능 범위"
상호금융권 순이익 1조639억···전년比 47.3%↓
한 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한 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해 연간 55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9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저축은행업권이 올해 상반기에도 3804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기준 강화, 연체율 상승 등으로 대손비용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6월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 380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965억원) 대비 2839억원 감소했다고 30일 밝혔다. 1년 새 적자폭이 약 3.9배 확대된 것이다.

상반기 대규모 손실은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에 주로 기인한다. 여기에 차주들의 채무상환능력 악화로 연체율도 상승했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업권은 상반기에만 대손비용이 4000억원 증가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초 부동산 PF 사업장들에 대한 '옥석가리기'를 본격화 하고자 사업성 평가기준을 개선했다. 사업성이 부족한 부실 사업장에 대한 경·공매 등 신속한 정리를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금융회사는 사업성 평가에 따라 보유한 사업장이 '유의·부실우려'로 분류됐다면 손실흡수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해당 사업장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지난 29일 금감원이 발표한 PF 사업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 내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저는 21조원이고, 이 중 저축은행업권의 익스포저는 4조5000억원으로 상호금융업권(9조9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연체율, 고정이하여신(NPL)비율 등 건전성 지표도 일제히 악화됐다. 6월말 저축은행업권 연체율은 8.36%로 지난해 말(6.55%)과 비교해 1.81%p(포인트) 확대됐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연체율이 8.02%에서 11.92%로 3.90%p 상승했고 가계대출의 경우 5.01%에서 4.80%로 0.21%p 하락했다.

같은 기간 NPL비율은 7.75%에서 11.52%로 3.77%p 악화됐다. 다만, 감독규정상 요적립액 대비 충당금적립률은 113.8%로 지난해 말 수준을 유지했고, 모든 저축은행이 규제비율(100%)을 상회했다.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5.04%로 0.69%p 상승했으며 규제비율(7~8%)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자본비율 상승은 대규모 적자 실현에도 자본확충 등으로 자기자본 감소폭(1.3%·2000억원↓)이 크지 않았던 데다 위험가중자산은 오히려 크게(5.8%·6조3000억원↓)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월말 저축은행업권의 총자산은 120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26조6000억원) 대비 5.1%(6조5000억원) 감소했다. 영업실적 악화 등에 따른 보수적인 영업 전략으로 기업대출 위주로 대출자산이 7조1000억원 감소한 게 주된 이유다. 총수신도 100조9000억원으로 5.9%(6조3000억원) 줄었고, 자기자본은 14조4000억원으로 2.0%(3000억원) 감소했다.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업권도 순이익이 대폭 줄었다. 이들 업권의 6월말 당기순이익은 1조63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185억원)와 비교해 47.3%(9546억원) 감소했다.

신용사업부문(금융) 순이익이 2조7531억원을 기록했는데,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6.9%(1조126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경제사업부문은 농·수산 판매수익 증가 등으로 적자 규모가 -1조7472억원에서 -1조6892억원으로 소폭 축소됐다.

상호금융업권의 6월말 연체율은 4.38%로 지난해 말(2.97%)과 견줘 1.41%p 상승했다. 가계대출이 1.53%에서 1.99%로 0.46%p 상승했고 기업대출이 4.31%에서 6.46%로 2.15%p 올랐다. NPL비율도 3.41%에서 4.81%로 1.40%p 상승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5.9%로 12.8%p 하락했으나, 요적립률(100%)을 여전히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또 순자본비율은 8.01%로 0.12%p 하락했으나 최소규제비율(2%·농협 5%)을 상회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업권의 실적이 크게 악화했지만, 금융당국은 해당 업권의 손실흡수능력과 자본비율이 양호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 만큼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박상원 금감원 중소서민담당 부원장보는 지난 28일 여의도 본원에서 진행한 관련 브리핑에서 "저축은행·상호금융조합의 상반기 순이익은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고 연체율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됐으나, 이는 PF대출 예상 손실 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하고 PF대출 연착륙 방안에 따른 건전성 관리 강화에 기인한 것으로 다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업권 모두 실적 악화에도 자본확충으로 자본비율은 규제비율을 크게 상회하는 등 손실흡수 능력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유동성비율도 규제비율을 크게 상회하는 등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외 시장 불확실성이 큰 만큼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PF 부실사업장 경·공매 등 연체채권 정리 확대 유도, 연체정리가 미흡한 금융회사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실시 등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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