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수요 몰릴라"···높아진 은행 대출 문턱에 카드사 '풍선효과'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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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채금리 3% 초반 하락···카드론, 오히려 '반등'
리스크관리 비용 '쑥'···대출수요 쏠림현상 우려
연체율 10년 만에 '최대'···"대손비용 증가세 불가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최근 여전채 금리 하락세에도 카드론 금리가 오르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은행권 대출규제 강화 여파에 취약차주들의 대출수요가 카드사로 쏠리면서, 리스크 관리비용이 크게 반영됐다는 진단이다.

그 결과 카드사의 건전성과 손실흡수능력이 악화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나아가 본격적 금리인하기를 맞아 취약차주들의 카드론 이용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카드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여전채(AA+, 3년물) 금리가 3.414%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증시 폭락이 일어났던 지난 5일 저점(3.206%) 대비로는 0.2%p나 상승했지만, 4%를 웃돌았던 연초 대비 크게 안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해당 이슈가 발생하기 전인 7월 말 여전채 금리는 3.366%로, 한달새 0.173%p나 하락한 바 있다. 나아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가 임박했단 전망도 나온다.

주목할 점은 카드론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4.07%로, 전월 말 대비 0.2%p나 상승했다. 통상 여전채 금리가 떨어질수록 조달비용도 낮아져, 대출금리가 내려간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결과다.

해당 현상의 원인은 취약차주의 대출수요가 쏠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옥죄기 위해 은행과 저축은행에 강도 높은 대출관리를 주문하면서다.

이에 은행권 전반에 대출금리 오름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다음달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 등 규제 역시 강화되고 있다. 그 반작용으로 대출문턱이 낮은 카드사 등 2금융권에 대출수요가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지표로도 나타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9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NH농협)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잔액은 한달새 1.5%(6206억원)나 증가한 41조2266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목할 점은 카드론 중 빚으로 빚을 갚는 형태인 대환대출 잔액이 1조8510억원으로 한달새 3.6%나 증가했다는 점이다. 전년 대비로는 무려 28.9%나 폭증했다. 그 결과 신용점수 700점 이하 차주들의 평균 카드론 금리는 7월 말 기준 17.24%로, 한달새 0.36%p나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처럼 취약차주들의 대출수요가 쏠리면서 건전성도 빠르게 악화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의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1.69%로, 작년 말 대비 0.06%p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4년 말(1.69%)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반면 카드사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률(107.5%)은 같은 기간 2.4%p나 하락하면서, 하반기 대손비용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은행권 대출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본격적인 금리인하기를 맞아 취약차주들의 대출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출성 자산을 중심으로 업권 전반에 부실위험이 확대되면서,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라며 "특히 시장점유율이 낮은 카드사들의 경우 연체율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고 있다. 건전성 저하에 대한 경계감과 대손비용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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