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국내 은행의 8월 대출 연체율이 5년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고금리가 길어지면서 한계 상황에 몰린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의 연체율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18일 낸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53%로 전월 말(0.47%) 대비 0.06%p(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8년 11월(0.60%) 이후 5년9개월 만에 최고치다.
8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은 3조원으로 전달보다 3000억원 늘었다. 반면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1조4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000억원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 연체율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62%로 전월 말(0.53%) 대비 0.09%p 상승했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0.78%로 같은 기간 0.11%p 올랐다. 세부 항목을 보면 중소법인 연체율(0.84%)과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0.70%)이 각각 0.13%p, 0.09%p 올랐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이 전월 말과 똑같이 0.05%를 이어간 것과 대조적이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월 말(0.38%)보다 0.02%p 상승한 0.40%였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0.26%로 전월 말(0.25%)과 견줘 0.01%p 상승했고 주담대를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의 연체율은 0.82%로 0.06%p 올랐다.
금감원은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본격화될 경우 차주의 상환 부담은 완화될 것으로 보이나, 경기에 민감한 중소법인 및 개인사업자 중심으로 신규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당분간 신용손실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연체 우려 차주 등에 대한 자체 채무조정을 활성화해 취약 차주의 채무부담 완화를 지원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