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 고금리·불경기에 휘청이는 자영업자···취약차주 비중 13%
[금융안정보고서] 고금리·불경기에 휘청이는 자영업자···취약차주 비중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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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 자영업자 연체율 3.3%···정상차주보다 8배 높아
소득·신용별 대출 양극화 심화···"적극적 채무조정 시급"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매장 간판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매장 간판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부진 속 자영업자 대출의 질이 크게 악화됐다. 신용도가 낮거나 상환능력이 부족한 취약 자영업자 비중이 13%까지 확대되면서, 취약차주의 연체율이 정상차주의 8배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취약차주 중심으로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적극적 채무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자산건전성이 타업권에 비해 빠르게 악화되면서 부실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의 손실흡수능력 자체는 양호한 수준이나, 부실자산의 빠른 증가가 시장의 불안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만큼 부실자산의 상매각을 통한 재무건전성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1060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2분기(15.8%) 이후 증가세가 꾸준히 둔화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금융업권별로 보면 자영업자의 은행대출은 2분기 말 기준 63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이는 지난 1분기와 같은 증가율로, 지난 2021년 1분기(16%) 이후 비교적 완만하게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비은행대출(421조7000억원) 역시 일년새 1.7% 증가에 그쳤다. 다만 2022년 상반기 말 기준 증가율이 30.2%까지 급증했다가, 불과 일년 만에 7.8%까지 둔화되는 등 비교적 증가세가 가파르게 꺾였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비은행 자영업자 대출의 76.8%를 차지한 상호금융조합의 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가운데, 저축은행 대출 감소세가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자업업자 대출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2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56%로, 전년 동기 대비 0.38%포인트(p)나 증가했다. 이 중 은행대출 연체율(0.41%)은 0.08%p 상승에 그친 반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대출 연체율은 3.3%로 0.85%p나 급증했다.

다만 저신용자이거나 다중채무자인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은 2분기 말 기준 121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조8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들의 대출비중도 10.5%에서 11.5%로 상승한 상태다. 취약 자영업자는 현재 41만명으로 전체 자영업자 차주의 13.1%를 차지하고 있다.

그 결과 2분기 말 취약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은 10.15%로, 정상 자영업자의 연체율(0.44%)을 압도적으로 상회했다. 연체율 증가율도 정상 자영업자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0.08%p 상승에 그쳤지만, 취약 자영업자는 같은 기간 1.97%p나 급증했다.

이 때문에 자영업자 차주간에 소득과 신용도별로 대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을 소득 수준 별로 분류하면 중소득 차주의 대출은 일년새 2조7000억원이 줄어든 반면, 저소득·고소득 차주의 대출은 각각 7조1000억원(+0.5%), 12조4000억원(+0.1%)씩 증가했다.

또한 중신용 자영업자 차주의 대출이 전년 대비 16조9000억원이나 감소했지만 저신용·고신용 차주의 대출은 각각 10조1000억원(+0.9%), 23조8000억원(+1.0%)씩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통상 고신용·고소득 자영업자의 경우 사업확장, 저신용·저소득 자영업자는 사업유지나 부채재상환 등에 대출을 활용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은 향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의 양호한 복원력 등을 감안할 때 취약 자영업자의 부실 증가가 전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차주간 신용도와 소득 측면에서 일부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상환능력에 따른 선별적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며 "특히 회생 가능성이 낮은 일부 취약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새출발기금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채무 재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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