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늘며 임대 등 상업용 리모델링 나서
기존 한옥집 신축 쉽지 않아 투자 신중해야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최근 서울 종로구의 북촌과 서촌에 위치한 한옥 주택가에선 개보수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반 주택 거주에 비해 불편함이 있어 한옥 중 다수는 한동안 방치만 됐으나, 관광객이 늘어나며 상업용으로 리모델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문의가 늘었으나, 인근의 부동산들은 당장의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한다면 적합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옥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건축과 수선(집수리) 비용에 대해 정부에서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의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조례'에 따라 서촌이나 북촌같은 한옥 보전구역은 신축으로 짓는 경우 최대 1억5000만원, 기존 한옥을 수선하는 경우 1억8000만원을 지원 받을 수 있다. 특히 종로구는 한옥 보전구역이 가장 큰 곳으로, 북촌의 경우 40만9090㎡, 서촌은 9만6481㎡ 면적이 한옥 보전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원에도 한옥을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하기엔 불편함이 크다. 유지와 관리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콘크리트로 지어진 주택에 비해 소음과 날씨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목재 등 건축 자재가 낡으면, 수리를 위해 이를 다시 구하는 것에 큰 비용이다. 또 오래전 지어진 만큼 주차장이나 보안면에서 더 열악하기도 하다. 서촌이나 북촌의 경우 관광지 중심가에 위치해 조용한 거주지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한옥을 유지하기 위해 이를 숙박이나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는 사례가 더 많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한 숙박·체험형 한옥이 인기다. 시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관광인프라 구축을 위해 이러한 한옥체험업과 한옥스테이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북촌에서 중개업을 하는 A씨는 "최근 이 지역은 실거주 주택을 찾는 수요자보단 상업 목적으로 하는 매매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며, "최근 한옥 임대 거래가 다수 이뤄졌는데, 전통 콘셉트의 카페나 음식점을 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많고 투자금 여유가 되는 사람들은 숙박업도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서촌·북촌 주변에 위치한 한옥 독채(전용 50~70㎡) 에어비앤비(숙박시설 제공)가격은 1박당 25만~35만원선이다. 지역 중개업소에 나와있는 정식 임대(월세)에선 보증금 1000만원에 세 400~600만원에 형성돼 있다.
당장 수익이 커 보이지만 중개인은 한옥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 이유로는 한옥의 경우 집집마다 특성이 달라 매매와 임대에 있어 '적정가' 산정이 어려우며, 신축·보수 시 생각보다 큰 비용이 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A씨는 "집마다 다르지만 한옥으로만 신축, 보수를 할 수 있는 곳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내 땅이지만 내 마음대로 집을 짓지 못한다는 뜻이다"라며 "보전지역인데다가 한옥의 건폐율이 높아 신축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물을 높게 올리지 못하면 결국 그 땅의 효용가치는 낮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최근 들어 상업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긴 하나 아직까지 기존 한옥 소유주들 중에선 실거주자가 많다. 신축을 올리고 싶지만 여건이 안 맞아 여전히 불편함을 안고 사는 경우가 많다.
인근에서 만난 서촌 한옥 소유자 B씨는 "인근이 다 한옥이었는데 20년 전 규제가 없었을 때 한옥을 허물고 빌라를 올린 사람들만 부자가 됐다"며 "구청에 문의도 했었는데 지금은 빌라로 못 올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1층이라 밖에서 보여 창문에 다 커튼을 치고 산다"며 "외국인에 임대를 주고 하는 건 나이가 많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