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혼란에 가라앉은 증권시장···2025년 주목해야 할 변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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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S 출범·공매도 재개 등 시장 분위기 반전 예고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올해 국내 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적극적으로 추진되며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며 규제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 됐고, 계엄·탄핵 등 국내 정치적 리스크가 연이어 발생하며 시장이 위축됐다.

이 외에도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4년 만에 폐지가 결정됐고, 미국 현지 야간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이 일방적으로 한국에서 들어온 거래를 취소한 '블루오션 사태'로 인해 미국 주식주간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등 다사다난 한 사건들이 이어지며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웠다. 

고금리·고환율을 비롯해 국내외 정치 불확실성 등 악재가 잔존해 있는 만큼 내년 국내 증권 시장도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출범, 공매도 재개 등 투자자와 업계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변화가 예고된 만큼, 시장의 분위기도 바꿀 수 있을지 기대된다.

◇ 국내 첫 대체거래소, 내년 3월 출범···12시간 주식거래 가능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설립을 추진 중인 넥스트레이드는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본인가 신청을 완료했다. 본인가를 받고 나면 내년 3월부터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하게 되면 1956년부터 약 70여년 간 이어져 왔던 한국거래소(KRX) 독점 체제가 깨지게 된다.

ATS가 영업을 시작하게 되면 하루 주식거래 가능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으로 확대된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와 공통으로 운영하는 정규 거래시간(오전 9시~오후 3시30분) 전후로 8시부터 50분간 프리마켓, 오후 3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애프터마켓을 운영한다. 

또 최우선매수·매도호가의 중간 가격(산술평균 가격)으로 매매하고자 하는 주문인 중간가호가(Mid-Point Order), 시장가격이 투자자가 사전에 설정한 가격(Stop Price)에 도달하는 경우 지정가호가로 매매하도록 전환되는 주문인 스톱지정가호가(Stop Limit Order)가 도입된다. 다만 넥스트레이드에서만 주식이 거래되는 프리·애프터마켓 운영시간에는 새로운 호가를 사용할 수 없다. 

넥스트레이드는 지난달부터 안정적인 거래시스템 구축·운영을 위해 증권사·유관기관과 함께 모의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테스트가 종료되면 내년 최종 이행 점검을 거쳐, 3월 내 영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 금융당국, 내년 3월 말 공매도 재개 준비 '속도'

금융당국이 내년 3월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제도 정비와 시스템 개발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대규모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한 것을 계기로 지난해 11월부터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판매하고,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 저렴한 금액에 매수해 갚아서 차익을 보는 투자기법이다. 국내에서는 결제일(T+2)이 아닌 주문(T) 전에 주식을 빌리지 않으면(무차입) 불법 공매도로 간주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기관투자자의 무차입 공매도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부당이득의 3~5배에서 4~6배로 벌금을 상향조정하고, 금융투자상품 거래제한, 계좌 지급정지 등 처벌과 제재를 강화했다.

현재 무차입 공매도를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개발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9월 '공매도 통합 가이드라인'을 통해 대여증권, 담보증권에 대한 무차입공매도 판단기준을 명확하게 세웠다. 또 주식을 차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유 수량 이상으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Naked Short Selling Detecting System)도 별다른 문제 없이 구축되고 있는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내년 3월 공매도 재개 전까지 NSDS 구축을 완료하겠다고 전했다.

◇ 거래소, 내년 2분기 파생상품 야간시장 개장

한국거래소는 내년 2분기부터 파생상품 야간시장을 개장할 계획이다. 현재 야간 파생시장은 한국에서 자체 거래는 안 되고 유럽파생상품거래소 유렉스(EUREX)와 연계해 거래가 진행된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거래 불편을 해소하고 회원의 비용 절감과 시장 운영 안정성 강화 등을 위해 자체 야간시장 개설을 추진에 나섰다. 투자 거래 편의성을 위해 파생상품 야간시장을 현행 파생상품 시스템과 동일한 구조로 설계해 운영할 예정이다. 인프라 아키텍처도 동일한 구조를 사용하고, 가용성 구조 및 재해 복구 시스템도 동일하게 만들 예정이다.

투자자들이 한국거래소 시스템을 통해 파생상품 야간시장을 이용하게 되면,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총 12시간 동안 선물·옵션 상품을 추가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헤지(위험 분산) 수요를 적극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증시가 활성화 될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 'RA 퇴직연금 일임 서비스' 출격 임박

로보어드바이저(RA)가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을 일일 운용하는 서비스 17건이 금융위원회 샌드박스를 통과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내 관련 상품이 출시 될 것으로 보인다.

RA는 로봇과 자산관리전문가의 합성어로 투자자의 성향을 분석해 설정된 알고리즘에 따라 자산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그간 금융회사들은 RA기반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자문형 서비스만 제공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혁신금융 서비스 심사를 통과한 금융회사들은 IRP를 대상으로 RA 일임형 상품 판매를 할 수 있게 된다. AI 알고리즘을 이용해 고객의 적립금을 자동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금융위원회로부터 RA 퇴직연금 일임서비스 혁신금융을 신청한 곳은 KB증권, NH투자증권, 교보증권, 대신증권, 디셈버앤컴퍼니,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업라이즈투자자문, 콴텍투자일임, 쿼터백자산운용, 퀀팃투자자문, 파운트투자자문, 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16개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면서 투자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며 "로보어드바이저 기반의 투자일임 서비스는 장기적으로 운용하기에 적합한 상품인 만큼, 투자자들도 관심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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