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딥시크 쇼크 등 연휴 동안 악재도 일시 반영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50원선을 재수복했다. 설 연휴기간 '딥시크 쇼크'로 인한 환율 상승분이 반영된 데다, 트럼프 통상정책 불확실성이 다시 불거지면서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 여기에 대중국 관세 가능성도 함께 부각되며, 위안화와 연동성이 강한 원화의 추가 하락을 부추길 것이란 전망이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인 지난 24일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14.7원 오른 달러당 1446.0원에 개장했다.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오전 9시 30분경 145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급등한 배경은 연휴기간 누적된 상승분이 반영되면서다. 대표적으로 지난주 미국 기술주 혼란으로 반등한 달러를 들 수 있다.
지난주 초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고효율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기술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106pt선까지 후퇴했던 달러인덱스는 주중 108pt를 재돌파하는 강세를 보인다.
트럼프 리스크도 영향을 미쳤다.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뿐만 아니라 같은날 중국에도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책발 불확실성을 높인 상태다.
지난 28~29일(현지시간) 진행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로 인한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단 평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다.
다만 성명문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으며, 파월 의장이 미국 신정부의 정책 행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다음 인하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선물시장에선 다음 인하시점을 6월(47%)로 보고 있으며, 연내 2회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혼재된 미 경기지표도 영향을 미쳤다. 30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작년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8%로, 예상치(2.6%)를 크게 밑돌았다. 4분기만 놓고 보면 2.3%로 3분기(3.1%)를 크게 하회했다.
반면 GDP의 약 70% 가량을 차지한 민간소비 부문에선 호조를 보였다. 4분기 개인소비지출 (PCE)이 4.2%나 증가하며, 3분기 성장률(3.7%)을 크게 상회했기 때문이다. GDP 발표 직후 107pt 초반까지 떨어졌던 달러인덱스는 소비지표를 확인하며 다시 108pt에 근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통상정책 불확실성이 반영되면서 장중에도 위안화 추가 약세 가능성이 높다.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또한 트럼프 관세 압박은 아시아 신흥국 자산시장에 악재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도 매도세로 돌아설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증시 외국인 순매도, 위안화 약세를 좇는 역외 롱플레이 주도하에 상승압력이 우위를 보이겠지만 물량은 네고에, 심리는 당국에 막힐 것"이라며 "오늘 환율은 1440원 후반 중심으로 제한적인 추가 상승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