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공매도 전산화는 전세계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글로벌 민관협력 체계로 우리 자본시장의 신뢰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여린 '증시 인프라 개선을 위한 열린 토론'에 참석해 "다음달 예정된 공매도 전산화와 대체거래소 출범을 중심으로 증시 인프라 혁신과 성공적 정착을 위해 감독역량을 집중해 공정하고 투명한 금융 패러다임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판매하고,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 저렴한 금액에 매수해 갚아서 차익을 보는 투자기법이다. 국내에서는 결제일(T+2)이 아닌 주문(T) 전에 주식을 빌리지 않으면(무차입) 불법 공매도로 간주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대규모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한 것을 계기로 공매도는 지난 2023년부터 전면 금지됐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오는 3월 31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철저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우선 잔고관리시스템을 통해 독립거래단위와 관련된 독립거래단위 등록·승인·담당직원·운용상품을 통합 관리한다. 실무부서가 임의로 독립거래단위를 입력·정정할 수 없도록 준법부서 승인 체계를 구축했다.
개별 독립거래단위 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에 대해서도 기관내 내부대차거래를 반영한 실시간 매도가능잔고를 산출·관리한다. 종목별 실시간 잔고 산출을 통해 매도 주문 수량 대비 매도가능수량 부족시 해당 주문을 사전에 차단한다.
기관은 매영업일의 종목별 잔고정보 등을 T+2까지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에 보고해야 한다. 거래소는 불법공매도, 보고누락 등 의심거래를 척출해 공매도 법인에 통보하고, 기관은 증빙자료 및 사실관계 확인서를 작성해 거래소에 송부해야 한다.
이 원장은 또 오는 3월 4일 출범을 앞두고 있는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NXT)에 대해서도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대체거래소 출범으로 투자자의 선택이 큰 폭으로 확대되고 거래 편의성 또한 획기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음달 예정된 공매도 전산화와 대체거래소 출범을 중심으로 증시 인프라 혁신과 성공적 정착을 위해 감독역량을 집중해 공정하고 투명한 금융 패러다임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간 국내 자본시장은 주식투자 규모 확대, 투자자수 증가 및 증권상품 다양화 등 양적 성장을 시현해 왔다. 다만 단일 거래소 운영에 따라 거래시간, 거래비용 등 측면에서 투자자 니즈가 충족되지 못하는 등 한계점도 노출돼 왔다. NXT는 12시간 경쟁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투자자 니즈를 충족하고 플랫폼간 경쟁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복수 거래소 환경 아래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은 최선 조건인 거래소로 최적 주문을 판단하고 주문내역을 기록할 예정이다.
이 원장은 "시장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시장구조 개편 논의도 조속히 시작할 필요가 있다"며 "우량기업이 정당한 가치를 평가받고 경쟁력이 낮은 기업은 자연스럽게 퇴출될 수 있는 시장 시스템이 구축돼야한다"며 좀비기업의 퇴출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본시장 혁신의 주체이자 가장 큰 수혜자인 기업들이 적극적인 역할과 책임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