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유사석유 공급혐의로 '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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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초과 황 검출, 'SK제품 사쓰기 겁난다'

[서울파이낸스 박용수 기자]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그룹 주력기업인 SK에너지가 한국철도공사로 부터 피소를 당해 체면을 구겼다. 철도공사는 "SK에너지로부터 공급받은 경유에서 기준치보다 높은 황이 검출된 유사석유로 '둔갑'됐다"며 SK에너지를 지난 11월 대전지검에 고소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17일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최근 철도공사가 자체조사한 결과 SK에너지가 공급하고 있는 서울시 용산구, 청량리, 수색동,경기도 부곡,의정부 등 5개 차량사업소의 저장고에서 유사석유제품이 발견됐다. 현재 철도공사는 문제의 저장고를 봉인한 상태.

철도공사가 SK에너지의 경유에 문제를 인지한 것은 지난 10월 경 서울시의 시정요구 공문을 받고나서부터. 서울시는 지난 9월 초순경 한국철도공사의 유류저장고인 서울 청량리 차량사업소 저장고를 점검한 결과를 철도공사에 통보했는데, 서울시가 조사한 과정에서 서울 청량리 차량사업소 저장고의 경유가 기준치보다 높은 황이 검출된 유사석유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공사는 SK에너지가 경유를 공급하는 저장소를 일일이 자체 점검에 나섰고, 청량리 이외 지역인 5곳에서도 유사석유제품이 발견됐다. 이에, 철도공사는 SK에너지측에 항의했지만 SK에너지는 "생산과정상 문제가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급기야 대전지검에 고소하는 사태로 까지 비화된 것.

SK에너지 측은 '유사석유를 공급할 가능성도, 이유도 없다'는 난감한 입장이다.

철도공사도 혹시 있을지 모를 '저장고 관리상의 허점'에 있을 수 없다는 입장. 차량사업소 저장탱크는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는데다 저장고 도크에는 별도의 장치가 있어야 개봉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에 빠진 일부 직원이 저장고의 경유를 빼내고 유사석유를 유입시킬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

현재 양사 모두 혐의를 부인하는 바람에 '이쪽 아니면 저쪽'이라는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상황이다.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경유 생산과정상의 문제라기 보다는 유통과정에서나 저장상태에서 경유가 뒤바뀐 것일 수 있다는 추정을 하고 있는  분위기다.

철도공사는 또 올 3/4분기 매출 35조원에 달하는 SK에너지가 유사제품을 공급할리 없다고 믿고 있지만 어찌됐던 경유가 유사석유로 둔갑한 과정에 대해서는 확인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진실규명차원에서라도 유사석유로 바뀐 이유를 알아야겠기에 검찰에 불가피하게 고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철도공사의 고소로 SK에너지는 검찰의 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철도공사는 해마다 동부권과 서부권을 나눠 정유사들을 상대로 공개입찰을 통해 철도차량에 쓸 경유를 공급받고 있다. 올해는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가 업체로 선정돼 경유를 공급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철도공사와 지난5월 1년간 1억2백만리터, 약 1430억원어치의 경유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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