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순 보험사기 '달인'?, 보험사가 '봉'?
강호순 보험사기 '달인'?, 보험사가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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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 한 방이면 된다"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강호순(38)은 보험사기의 달인인가, 보험사가 봉인가? 연쇄살인 용의자 강호순때문에 보험업계가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보험가입자들이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지급받기는 까다롭기 짝이 없다는 게 일반인들의 인식. 그래서, 보험사 창구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거나 더러는 송사로까지 비화되는 예가 적지 않다. 그런데, 강호순에겐 그렇지 않았다. 그에겐 '보험금 타내기'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었다.그는 평소 '보험 사기 한방이면 끝난다'는 말을 밥먹듯이 했고, 실제로 수차례에 걸쳐 수억원대의 보험금으로 탔고, 이렇게 마련된 돈은 결국 범죄자금으로 쓰인 꼴이 됐다. 그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로 '불똥'이 튈까 염려스러울 정도다.

31일 MBC 뉴스데스크, 뉴스후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의 이같은 행각때문에 "보험금만 제대로 내 줬어도..."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된다. 그에게 보험사는 '봉'이였던 셈이다. 강 씨가 네번째 아내가 숨지기 전까지 보험금 수령 사례를 보면 모두 4번. 19995년 트럭화재로 3천만원, 같은 해 7월 6천만원, 그리고 2000년 1월 점포화재로 5천만원, 같은해 10월 교통사고로 5천만원 등  총 2억원이나 된다. 

물론, 이 모두가 '보험사기'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강 씨 친구의 증언을 들어 보면, 그가 '보험사기'를 얼마나 우습게 여겼는지 분명해진다. 

2000년 당시 애완견과 특수견 200여마리를 사육했는데, 애견 시세가 좋지 않아 장사가 잘 되진 않았지만, 강호순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형편이 안 좋아도, '보험사기 한방이면 끝나기 때문에 아무런 걱정 없다'고 말했다는 것.

강 씨 친구가 "딴 거를 알아봐라. 아니면 투잡(다른 직업)을 하든가"라고 말하면 "보험 사기 제대로 치면 다 복구된다"는 말이 되돌아 왔다. 실제로, 그는 덤프트럭에 불을 붙여 수천만 원대 보험금을 타냈다며 자랑삼아 털어놨다고 한다. "트럭 바퀴 쪽에다 불붙이면 금방 바퀴에 불붙어서 차가 (금방) 타고. 그렇게 해서 보험금도 타먹었다"고 했다는 것. 강 씨 친구가 "농담이라도 그런 농담 하지 마라"고 했더니 "거기에 덧붙여서 진짜 죽이고 싶은 사람 있으면 한 명만 얘기해라..."고 했다고도 한다.

강 씨의 친구는 현재 경찰도 심증은 있으나 물증때문에 난관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진, 부인과 장모가 죽은 2005년 화재에 대해서도 '방화'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강 씨 친구의 독백같은 마지막 인터뷰 내용은 보험사들이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것같다. 사회정의 구현이나 사회적 비용 낭비를 막기 위해서.    

"그 친구가 유독 믿는 구석이 있는 게 그거였어요. 보험 사기..안 되면 보험 사기 치지. 보험 사기가 든든한 백그라운드인 거 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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