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사차익 급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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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률차익률 지속 하락…외국계사 한자리대
평균수명 증가따른 생존급부 지급증가가 원인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 생명보험사들의 사차익이 급감하고 있어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실제사망률이 예정사망률보다 낮아 발생하는 사차익은 평균수명 연장 등으로 한동안 증가추세에 있었으나 최근 수명연장에 따른 생존급부 지급이 늘면서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29일 생보업계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영업중인 22개 생보사들의 지난해 말 기준 위험률차익률은 11.95%로 전년동기 15.78% 대비 3.83%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별로 살펴봐도 지난해 3월말 15.90%, 6월말 15.61%, 9월말 13.83%, 12월말 11.95%로 꾸준한 하락세다.

특히 외국계 생보사의 경우 위험률차익률이 9.08%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10.95%포인트 하락해 한자리대로 추락했다. 국내사의 경우도 16.86%로 외국계사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이지만 전년동기 대비 2.39%포인트 감소하는 등 악화일로다.

무엇보다 22개사 중 3개사를 제외한 모든 생보사가 위험률차익률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금호·녹십자·우리아비바·AIG·PCA·라이나생명 등 6개사는 위험률차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7년 말에는 사차손을 본 생보사가 3군데에 불과했고 위험률차익률 수치도 최저 -1%대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위험률차익률에서는 AIG생명이 무려 -17.81%를 기록했고 하락폭도 -21.38%포인트로 가장 컸다. 이외에 우리아비바·라이나생명도 각각 -6.58%·-5.54%의 위험률차익률을 기록, 사차손을 봤다.

이처럼 보험사가 고객에게 거둬들인 위험보험료에서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고 남은 이익인 위험률차익이 급감하는 이유는 사망급부의 보험금 지급이 줄어드는 규모보다 생존급부에서 나가는 보험금 지출 증가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즉,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사망으로 인한 보험금 지급은 줄어드는 대신 노년기 질병 등을 보장하는 생존담보에서 보험금 지급이 훨씬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생보 전체 위험보험료 중 사망급부 비중은 지속 하락해 현재 절반 이하 수준이며 생존급부가 과반을 차지한다.

또한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의료비 지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0대 이상의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20만3000원이었고 60대는 14만6020원, 50대는 8만5465원, 40대는 4만9133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전체 위험보험료 중 생존급부보다 사망급부 비중이 높은 생보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위험률차익률이 양호한 편이다. 대표적인 예가 푸르덴셜생명이다. 이 회사는 종신보험 등 사망보험 비중이 무려 73.2%로 업계 평균 39.7%보다 두배 가량 높다.

실제로 푸르덴셜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위험률차익률은 37.82%로 뉴욕생명 39.32%에 이어 2위다. 지난 2007년 말 기준으로는 47.77%로 부동의 1위를 지켜왔으나 최근 위험률차익이 악화돼 뉴욕생명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와 함께 상품개발·가입심사(언더라이팅)·내부통제시스템 등 리스크관리 미비도 위험률차익 악화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홈쇼핑 판매 등이 증가하면서 가입심사 조건을 대폭 완화해 불량계약이 늘어난 바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이 가입 및 보험금지급 심사를 보다 철저히 하고 상품포트폴리오를 적절히 조정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탄탄히 하는 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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