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硏> "유로지역 내 자금흐름 여전히 경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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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의 유동성 공급 확대
실물부문 유입 효과 없어

[서울파이낸스 문선영기자]ECB(유럽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유로지역의 가계 및 기업부문의 신용경색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산업은행은 '최근 유로존 경제동향 및 ECB의 양적완화정책 시행 전망' 보고서를 통해 ECB의 유동성 공급 확대 조치로 유로존 단기금융시장은 안정됐으나, 가계 및 기업으로의 자금흐름은 여전히 경색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회사채 매입 등 ECB의 양적완화정책 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ECB는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여섯 차례 인하해 1.25%로 낮췄으며, 공개시장조작의 적격 담보대상 범위 및 장기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조치를 취해 왔다.

이에 따라 유로존 은행간 대출금리인 유리보금리 3개월물은 지난해 9월 5.2% 수준에서 올해 4월 1.4% 수준으로 하향 안정됐고, 초단기금리인 EONIA도 같은 기간 4.1%에서 0.8%로 하락했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대출조건 강화와 경기침체 심화로 유로존의 통화공급 증가율은 오히려 하락했고,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및 기업대출 증가율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유동성(M3) 증가율은 2007년말 11.5%에서 올해 2월말 5.9%로 급락했다.  
가계대출 증가율은 주택구입자금 대출 감소로 2007년말 6.2%에서 올해 2월말 0.7%로  감소했으며, 기업대출 금리가 급락하고 있음에도 기업대출 증가율은 같은 기간 14.4%에서 7.6%로 급감했다.

한편 최근 유로존은 금융위기 확산에 따른 대외수요 감소 및 주택시장 부진으로 최악의 경기침체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6%를 기록해 1995년 조사 이래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고, 국별로도 유로존 대다수의 국가가 지난해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작년 12월 산업생산은 전년대비 11.7%가 감소해 감소폭이 확대됐으며, 2월 실업률은 8.5%로 2006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침체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으며, 실업률 증가 등으로 임금 및 가격하락 압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산은 경제연구소는 유로존의 경기침체 심화, 디플레이션 우려 확산 및 실물 부문으로의 자금 순환 정체로 ECB의 양적완화정책 시행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그동안 ECB는 유로존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주로 은행대출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을 감안, 은행권에 대한 유동성 공급 확대에 주력했으나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ECB가 CP 및 회사채 매입 형태의 양적완화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용하 산은 경제연구소 구미경제팀장은 "실물부문으로의 직접적인 유동성 유입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유로존의 회사채 시장 규모가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작아 회사채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정책 시행의 효과에 대한 논란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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