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지방銀, 실적희비 '또' 엇갈리나
시중-지방銀, 실적희비 '또' 엇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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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 은행 NIM 1%대 추락 '최악'
부산·전북銀 등 수익성 방어 성공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국내 은행의 올 1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과 지방은행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경우 최악의 수익성 지표로 인한 부진한 성적을 내놓고 있는 반면, 지방은행들은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市銀 수익성 최악
하나금융지주는 올 1분기에 태산LCD관련 손실, 메릴린치 투자손실 등으로 인해 304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적자반전의 주된 원인이 일회성 요인이라는 게 은행측 설명이지만 전문가들은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 은행의 수익성 악화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하나은행의 1분기 순이자마진은 1.60%로 전분기 대비 0.33%포인트 급락했다.

HMC투자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하나은행의 경우 일회성 요인을 제거한다 해도 순이자수익이 전분기 대비 17.4% 감소했다"며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향후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큰폭의 실적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4분기 3184억원 적자에서 1591억원 흑자로 전환했으나 NIM은 2.70%로 0.33%포인트 급락했다. 여타 시중은행들 역시 대손충당금 증가 및 예대마진 하락에 따른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8개 국내은행의 1분기 순이자마진은 1.91%로 전년 동기 대비 0.47%포인트 축소됐다. 이에 따라 이자이익도 8조2000억원에서 7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부실여신 증가에 따른 대손비용도 4조4천억원으로 같은 기간 2조8000억 원이나 급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따른 연체율 상승과 무수익 여신 증가로 인해 NIM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대규모로 발행한 고금리 시장성 수신이 수익성 개선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은행 선방
실적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 NIM 급락의 직격탄은 지방은행보다 시중은행에서 두드러진다.

부산은행의 1분기 NIM은 3.20%로 전분기 대비 0.07%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으며, 순이익도 416억원을 기록했다. 대구은행과 전북은행의 NIM 역시 각각 3.08%, 3.21%로 3%대 방어에 성공했다.

특히 전북은행은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7.8% 증가한 10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불황 속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18개 국내은행의 NIM이 0.5%포인트 가까이 추락한 것과 비교해도 차별화된 모습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시중은행과 지방은행간 실적 희비가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시중은행들의 전체 순이익은 5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조1000억원 감소한 반면, 지방은행의 순이익은 1000억원 증가한 900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투자증권 황헌 연구원은 "지방은행의 경우 시중은행 대비 우위에 있는 NIM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의 밑거름이 됐다"며 "그러나 최근 중소기업대출의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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