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한미銀 인수 현지화 선언, 공룡 씨티銀 경영전략 해부
<초점>한미銀 인수 현지화 선언, 공룡 씨티銀 경영전략 해부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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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강점 정보력에 네트워크 강화
합병작업 속전속결...PB보다 신용대출시장에 충격파.
중소형은행 새 벤치마킹 대상, 개별은행 발전 촉진할 듯.

씨티은행이 20일 한미은행 경영권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되면서 국내 은행계에 ‘씨티은행 주의보’가 내려졌다. 국민 우리은행 등 빅4은행을 중심으로 한 시중은행은 씨티은행의 국내 시장에서의 경영전략과 금융권 파장에 잔뜩 긴장하며 대응방안을 마련중에 있다.

국내·외 금융기관 전문가들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는 12개 지점에 불과한 영업망의 한계를 느끼고 채널 확보를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위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씨티은행 영업 초기에 CD네트워크 가입조차도 어려움을 겪는 등 ‘역차별’을 받아왔기 때문이라는 것.

지난해 씨티은행이 대전 대구 광주 등 3개 점포망을 확대하는 데도 금융당국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반년 이상을 끌어왔으며 지금까지도 신설 점포망에 배치할 신입사원만 뽑아놓고 발령을 못내고 있는 상태다.

이에 씨티은행은 국내은행이 고객을 소개만 해줘도 수수료를 내겠다고 적극 나서는 등 자체 채널 부족에 따른 영업한계를 절감해왔다.

또 이번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는 한미은행이 국내기업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합작으로 탄생했던 태생적 조건과 씨티출신 임원이 주류로 있다는 점 등 문화적 코드의 일치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정보력으로 승부…신용대출시장 압도 전망
씨티은행은 ‘씨티’라는 브랜드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력으로 국내 금융계에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결국 최고의 선진금융기법은 사실상 어떠한 테크닉보다도 정보력에 있다”며 “세계 경제와 금융이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현실에서 씨티은행의 국내 본격 진입은 향후 국내 시장이 ‘정보력’으로 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못박았다.

특히, 최근 국내은행들이 가계부문에서 발을 빼는 상황에서 씨티은행은 폭넓게 영업을 확대한 것을 볼 때 가계 및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쪽에서 급격한 변화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 한 전문가는 “리테일쪽의 신용서비스와 모기지 등에 큰 변화가 예상되며 기업대출과 부유층을 상대로 한 프라이빗뱅킹은 서서히 변해갈 것”이라며 “향후 고객신용평가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진 씨티은행이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가계부문 신용대출의 많은 포션을 가져갈 것으로 보고 대응전략을 짜고 있다”고 위기감을 나타냈다.

반면 현재 소수 거액재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PB시장은 당분간 잠잠하다 급격한 변화를 보일 것이란 견해가 제기됐다. 이는 외국계은행의 PB 수수료 및 인맥영업에 따른 한계로 인해 씨티은행의 공격적 마케팅이 단숨에 풀리기는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인맥영업의 특성을 지닌 PB시장 시스템을 감안, 국내서 영업중인 프라이빗뱅커들의 씨티은행으로의 스카웃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자산운용과 리스크관리의 강점을 갖고 있는 씨티은행의 특성으로 인해 소매금융시장은 고객리스크 처리와 관련해 큰 변화를 예상하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연구원 한상일박사는 “세계 최대의 기업정보 및 경제정책 관련 금융정보망을 갖춘 씨티은행이 국내에 정착하더라도 당장 큰 이익을 내기는 힘들 것”이라며 “한국시장도 어느 정도 성숙돼 있고 고객 리스크 처리문제가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씨티은행은 국내 시중은행이 여수신에만 주력하던 91년 ‘씨티골드’라는 자산관리서비스를 들고 나타났다. 물론 67년 한국에 상륙한 뒤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해 86년 소매금융을 시작으로 현재 한국내 외국계은행 중 가장 큰 자산규모를 가진 은행으로 성장해왔다. 서울 9개, 분당 1개, 부산 2개지점을 갖고 씨티뱅킹, 신용카드, 프라이빗 뱅크 부문에 주력해 왔다. 현재 씨티은행은 세계각국에 5천6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발급카드는 6천500만장, 세계 백여개 국가에 3천400개지점을 갖춘 씨티은행은 국내은행과는 비교가 안되는 덩치다.

▶점포 재조정 및 조직통합 빠를 듯
씨티그룹이 해외 현지법인 대부분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미은행 또한 인수 후 빠른 시일내에 합병으로 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98년 씨티코프와 트레블러스그룹의 합병으로 세계 최대 금융그룹으로 재탄생한 씨티그룹이어서 보험 증권 자산운용을 기반으로 한 트레블러스의 과감한 드라이브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익명을 요구한 씨티은행 관계자는 “트레블러스는 의사결정이 폭넓고 빠르다”며 “경영전략 측면에서 과감한 특성을 갖고 있어 씨티 한미간 조직통합 시일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또 기존 한미은행은 중산층 고객을 주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에 주차공간 확보 등에 치중, 점포 위치가 타행에 비해 좋은 편이 아니다. 이에 장기적으로 서민으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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