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중의 별' 삼성電 부사장, 왜 떨어졌나?
'별 중의 별' 삼성電 부사장, 왜 떨어졌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무 과중" 메모..."보직 이동 부담감-부적응 겹친 듯"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26일 오전 10시30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삼성전자 부사장급 임원 이 모(51)씨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의 집에서 '업무가 너무 과중해 살기 힘들었다'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경찰은 자살로 추청하고 있다. 유족들도 경찰 조사에서 이 씨가 최근 인사 발령으로 괴로워해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우울증을 앓았던 이 부사장이 실적 부담과 함께 인사 상의 문제로 회사 내부에서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져, 이 점 또한 자살 원인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연초 삼성그룹 인사에서 시스템LSI 연구소장으로 옮겼다가 올해 초 인사에서는 연구개발 부문이 아닌 시스템LSI 기흥공장 공장장으로 발령이 났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업무 부담에 따른 스트레스에다, 연구직에서 제조현장으로 자리를 옮긴 데 따른 '부적응'(적성)이 겹친 것이 자살에 이르게 동기가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아무튼, 모두가 선망하는 한국의 대표기업 임원의 '급거'가 미칠 사회적 파장과 함께, 마치 '화불단행'이라는 말처럼 '잇달은 악재'에 삼성전자로서도 매우 난감한 입장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엔 국내외적으로 발생한 '냉장고 폭발'로, 그리고 새해들어서는 벽두부터 '임원 자살'(추정)이라는 불길한 일과 맞닥뜨리게 됨으로써 내부적으로 겪게 될 충격과 함께 분위기 침체 또한 우려된다.      

한편, 고인이 된 이 씨는 1992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주로 반도체 D램과 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 일해왔으며, 2006년 삼성의 핵심 기술 인력인 '삼성펠로우'에 선정되기도 했다.

'삼성펠로우'에 선정될 경우 단독 연구실과 연간 10억원 수준의 연구비 지원을 받게 되며, 이 씨는 회사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으로 수십억원대로 추정되는 삼성전자 주식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임원은 '별 중의 별'로 비유될 정도로 빛나는 자리다. 부러울 게 없어 보이는 이 씨의 주검으로, 화려하게만 보이는 대기업 임원들의 어두운 이면이 재조명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관할 강남경찰서는 이 씨가 스스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유족 등을 상대로 보다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