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의 '禪문답'(?), "삼성, 약해지면 돕겠다"
이건희 회장의 '禪문답'(?), "삼성, 약해지면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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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 이병철 선대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 참석
"아직 부족한 점 많다...경제발전위해 배전의 노력"

[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경영복귀 여부 및 싯점과 관련 '선문답'과 같은 묘한 답변으로 일관해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전 회장은 5일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선친) 선대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미국에서 귀국한 후 공식적인 첫 바깥 나들이인 셈이다. 

이 전 회장은 경영 복귀 시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생각 중"이라며 "회사가 약해지면 하게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아리송해진 기자들이 재차 '참여한다는 뜻이냐'고 묻자 "도와줘야죠"라고 답했다. 즉답은 피했지만 의미상 분명, '긍정'이다. 그래도 궁금증 풀리지 않자, '그렇다면 지금 (삼성이) 강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뒤따랐다. 이에, 이 전회장은 "그렇다"고 짧게 대답했다. 이로써, 그의 의중은 결국 원점으로 되돌아 가고 말았다.

다시 요약하면, 경영참여(도와줘야죠)를 생각 중이지만, 회사가 약할때 나서고 싶은데 지금은 회사가 강하다는 것. 경영참여를 한다는 뜻인지, 아니면 당분간은 아니라는 뜻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마치, 꼬불 꼬불한 미로 찾기와도 같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말 특별사면 직후 공식행보를 해외에서 시작했다. 1월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멀티미디어 전시회 CES 2010에 참석하면서다.

당시 '경영복귀'에 대한 질문에, 이 전 회장은 "아직 멀었다"고 알아듣기 쉽게 대답했었다. 때문에, 당시의 명확한 '부정'에 비한다면, 이날 그의 답변은 그래도 '긍정'쪽으로 다소 기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더 많은 것같다. 이 전 회장의 향후 행보를 좀 더 지켜봐야할 것같다. 

한편, 이 전 회장은 유족을 대표한 인사말을 통해 "선친께서 1910년 민족이 나라를 잃을 때 태어났다"며 "1910년 한일합병과 선친의 탄생이 우연은 아닌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 전 회장은 "나라를 잃은 오욕의 역사는 안된다"며 "선친께서 1938년 삼성상회를 비롯해 여러 산업을 일궜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정통문화 창달에도 정성을 기울였으며, 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경영의 참 길을 선친께서 가르켜줬다"며 "제 가족과 모든 삼성인은 선친의 정신을 담아 앞으로 100년 번영의 세기가 되도록 경제와 사회발전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전 회장은 "선친께서 사회가 기억하는 큰 이 정표를 남긴 것은 국민의 성원과 사회 가계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선친의 유지를 계승 발전 노력하고 있습니다만...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선친의 유지를 변함없이 지켜나갈 수 있도록 따뜻한 애정과 관심을 베풀어주기 부탁드린다"며 "오늘 이처럼 큰 기념식을 성대하게 치룰 수 있도록 자리를 함께 한 내외 귀빈께 다시한번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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