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퇴출기업 해부…부실·비리 '복마전'
증시 퇴출기업 해부…부실·비리 '복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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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최대주주 변경.횡령.불공정거래
금감원 작년 상장폐지 70개사 분석 결과

'자본잠식, 잦은 자금조달에도 영업개선 효과는 전무, 빈번한 최대주주와 사업목적 변경, 주식 불공정거래 단골 종목, 잦은 횡령·배임 발생…'
지난해 상장 폐지된 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퇴출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 폐지된 70개사(유가증권시장 14개사, 코스닥시장 56개사)의 2007, 2008 회계연도 재무·비재무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상장폐지 기업들은 부실과 비리의 복마전을 방불케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4개사를 뺀 66개사 가운데 65개사(98.5%)는 2008 회계연도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86%에 해당하는 57개사는 2년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55개사(83.3%)는 적정한 수익모델 없이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60개사(91%)는 외부감사인에 의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으며, 29개사(44%)는 상장폐지 2년 전인 2007년부터 같은 의문이 제기됐다.

유상증자를 등을 통해 빈번하게 자금을 조달했지만 대부분 영업활동과 무관한 타법인 주식 취득이나 자금대여 등 비생산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42개사(64%)가 최근 2년 연속 영업활동을 통해 운용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유상증자 등 재무활동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상장 폐지된 코스닥기업 56개사는 기업 수 기준으로 전체 코스닥상장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불과했지만 2년간 자금조달(유상증자.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건수는 코스닥시장 전체의 23%(금액기준으로는 19%)나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주주 변경도 잦았다. 전체 상장폐지 기업 70개사 가운데 58개사(83%)가 최근 2년 동안 최대주주 변경이 있었고, 70%인 49개사는 2회 이상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최대주주의 평균 지분율도 18%에 불과했다.

67개사(96%)는 최근 2년간 사업목적을 변경했고, 이 중 55개사는 자원 및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을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그러나 신규사업을 통한 재무구조 및 영업실적 개선 효과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57개사(81%)는 테마주에 편승한 임직원 등 주가조작자에 의한 주식 불공정거래 혐의에 연루됐고, 4.3%(3개사)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경영진 등에 의한 배임·횡령도 빈번했다. 32개사(46%)가 최근 2년간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했고, 배임·횡령 혐의 금액이 자산총액을 넘는 기업이 12개사에 달했다.

금감원은 상장폐지기업과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상장기업에 대한 공시 심사를 강화하고, 조사.감리 부서와의 연계심사를 확대할 게획이라며 투자자들에게도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상장폐지 기업은 2007년 11개사, 2008년 19개사에서 지난해 상장폐지 실질심사제 도입 등으로 70개사로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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