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母子싸움'에도 승승장구… 비결은?
녹십자, '母子싸움'에도 승승장구…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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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특수'따른 경영호전으로 성장 발판 마련

재무안정성에 인지도향상으로 경영기반 탄탄 

"하반기 계절독감 백신 매출추이 지켜봐야 "

[서울파이낸스 전보규 기자] 녹십자는 볼썽 사나운 모자간의 '상속싸움', 지난해 눈부신 성장을 이끌었던 신종플루 특수가 사라졌는데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돼 관심을 끌고 있다.

신종플루 백신 특수가 뚜렷한 실적개선을 가져왔고 이것이 다시 재무안정성과 백신 메이커로서의 인지도 향상으로 이어져  향후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신종플루 특수가 사라지면 녹십자의 성장세는 자연스럽게 꺾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신종플루 백신 매출이 녹십자매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녹십자가 지난 4분기 기록한 2253억원의 매출액 중 신종플루 백신 매출은 770억원으로 34%에 해당한다. 올해 1분기에는 2583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매출액 중 50%가 넘는 1525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녹십자는 양호한 실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신종플루 특수가 사라진 후의 실적 감소 우려 때문에 부진한 주가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종플루 백신 매출로 확보한 풍부한 자금과 높아진 독감 백신 메이커로서의 인지도는 향후 녹십자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하고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난 4분기와 올 1분기 2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신종플루 백신 매출로 녹십자의 재무 안정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녹십자의 부채비율은 2008년 105.6%에서 올해 54.8%로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감 백신 메이커로서 높아진 녹십자의 인지도는 해외 영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염동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종플루백신 매출로 녹십자에 막대한 양의 현금이 유입되었다"며 "올해에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유입으로 2063억원 내외의 현금을 보유해 유한양행 다음으로 제약사 중 가장 강력한 현금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풍부한 현금력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R&D파이프라인 투자에 따른 장기적인 성장동력 확보, 외형성장 및 기존역량강화를 위한 M&A 등이 가능해져 근본적인 체질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설명이다.

정책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녹십자에게 긍정적인 상황이다.

배 연구원은 "올해 제약사들의 정책 리스크가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혈액제제 및 백식 부문의 매출 비중이 높은 녹십자는 상대적으로 정책 리스크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이익의 안정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신종플루 특수가 사라지면 공장가동률이 낮아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염 연구원은 "공장가동률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독감 백신 생산 확대 계획 및 수출계약에 대한 기대는 공장가동률 향상을 의미한다"며 "신종플루 특수가 있던 때 만큼 높지는 않아도 독감 백신 생산 확대로 공장가동률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특히 상속을 둘러싼 모자간의 추한 싸움은 경영혼선을 초래해 실적악화를 가져올 위험이 크다는게 제약업계의 지적이다.

김나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종플루로 인한 매출이 축소되는 올 하반기 이후의 계절독감 백신 매출 및 수익성 개선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사업이 약가규제 리스크에서 타사대비 자유롭다는 강점이 있지만 제약시장 대부분이 전문의약품 및 바이오의약품으로 이루어진다"며 "주요 시장으로의 진입을 위한 추가 투자가 이루어져야만 성장동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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