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광고로 '언론 길들이기' 대표주자
삼성그룹, 광고로 '언론 길들이기' 대표주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개혁연구소, '재벌의 언론지배에 관한 보고서’발표
입맛에 맞는 언론사엔 '당근', 비판적인 신문사엔 '채찍'
총수일가가 문제가 된 시기엔 보수 유력지에 물량 공세
 

▲ 삼성그룹 신문광고비 총액에서 각 신문사가 차지하는 비중 <자료 : 경제개혁연구소>
[서울파이낸스 김미희 기자] 우리나라 4대 그룹이 4대 매체 광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57%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일부  대형광고주는 언론사의 논조를 바꾸려는 의도아래 광고를 배정하는 경향을 보여 언론의 자본권력예속이 갈수록 심각한 상황에 이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4대 그룹중  비중이 가장 높은 삼성그룹의 경우, 2007년 11월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의혹 폭로 이후 과거와 다른 광고 전략으로 언론 통제를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개혁연구소(소장 김우찬)는 7일 발표한 ‘재벌의 언론지배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4대 매체(TV, 라디오, 신문, 잡지) 광고시장에서 4대 재벌(삼성, 현대자동차, SK, LG 그룹)이 차지하는 영향력을 실제 광고비 데이터를 이용하여 분석했다.

연구소는 특히 삼성그룹의 신문광고에 있어 ‘선택과 집중/배제’ 전략 구사에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은 그룹 비자금 사건 이후 경향과 한겨레에 대한 광고를 중단한데 비해 이건희 회장의 행보와 관련한 특정 시기에는 조선, 동아, 중앙 3사에 대해 물량공세를 집중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7년 당시 삼성의 신문광고비 총액에서 5% 정도를 차지했던 경향과 한겨레가 2009년에 들어서면서 각각 0.03%와 0.02%로 급락한 반면, 조ㆍ중ㆍ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26.04%에서 2009년 33.85%로 증가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이승희 연구원은 “과거에도 삼성은 총수 일가의 스캔들과 관련하여 특정 시기에 유력 보수일간지에 대한 물량공세를 강화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그나마 당시에는 특정신문을 배제하는 일은 없었지만, 이제는 신문사별로 취급을 달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자기 입맛에 맞는 신문사에는 당근을 주고, 비판적인 신문사에는 채찍을 휘두르는 셈”이라며 “신문광고시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벌들이 시장 지배력을 토대로 광고를 무기삼아 언론을 통제하고자 한다면, 자본력이 부족한 신문사는 결국 스스로 재벌에 굴종하거나 살아남기 어렵게 될 것”이라 우려했다.

그는 특히 “광고주인 기업이 제품 광고 효과에 따라 언론사별로 광고량을 조절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언론의 논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총수일가를 옹호하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는 ‘언론탄압’은 곧 ‘자본의 언론 길들이기’란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