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금감원 출신 '낙하산 인사' 만연
보험사, 금감원 출신 '낙하산 인사'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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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문선영기자] 보험사의 금융감독원 출신 영입이 최근 10년 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출신 인사들의 보험사행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방패막이' 역할에 끊임없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신한그룹, 태광그룹, C&그룹 등 최근 비리 의혹을 수사받는 기업들마다 금감원의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금융위원회가 민주당 우제창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1년에는 금감원 출신 중 생명보험사 감사위원이나 사외이사로 재직하는 사람이 4명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생보사 감사위원이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금감원 출신은 15명에 달해 10년 새 무려 4배로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임원 중 금감원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1년 3%에 지나지 않았으나, 지금은 10%에 달한다.

더구나 2001년에는 금감원 출신을 영입한 생보사가 전체 22곳 중 4곳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12곳이 금감원 출신을 영입한 상태다.

대부분 1명의 금감원 출신을 두고 있지만, 2~3명의 금감원 출신을 영입한 곳도 있었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생명은 감사위원과 사외이사 1명 등 2명이 금감원 출신이다. PCA 생명은 감사위원과 사외이사 2명 등 3명이 금감원 출신이어서, 전체 6명의 임원 중 금감원 출신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태광그룹 비리 의혹의 핵으로 떠오른 흥국생명은 은행 출신을 감사위원으로 두고 있다가, 흥국화재 인수 직후인 2006년 1월과 2008년 9월 두차례 연속 금감원 출신을 감사로 영입했다.

보험사의 금감원 출신 영입에 대해 당사자인 금감원 측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굳이 색안경을 끼고 금감원 출신 영입을 바라볼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금감원에서 맡았던 검사 업무의 전문성을 살리는 것으로 보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보험사 얘기는 다르다.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싼 돈을 들여 금감원 출신을 영입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며 "솔직히 말해 다들 정기검사 등이 닥칠 때 '방패막이'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금융기관 감사위원의 경우 연봉이 2억~3억원에 달하는데다 운전기사가 딸린 승용차가 제공되는 전무급 대우를 받아 금감원 퇴직자들에게는 최고의 '노후 설계'로 꼽힌다.

이른바 '물 좋은 자리'는 금감원 고위직들마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인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하지만 신한그룹, 태광그룹, C&그룹 등 최근 비리 의혹을 수사받는 기업들마다 금감원의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더는 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보험소비자연맹의 조연행 사무국장은 "퇴직 전 보험사 검사 업무를 피해 다른 업무를 맡는 '경력 세탁'을 하는 바람에 공직자윤리법이 유명무실해졌다"며 "무엇보다 이 법의 허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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