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쇼크' 확산…"걱정없다" vs "안심못해"
'삼화쇼크' 확산…"걱정없다" vs "안심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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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런 현실화 우려…"금융위의 성급한 조치가 문제" 지적도

[서울파이낸스 이종용 기자] 삼화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저축은행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저축은행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고객들이 예금을 동시에 인출하는 '뱅크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화저축은행이 지난 14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영업정지 명령을 받은 후 첫 영업일인 17일 서울 삼성동 삼화저축은행 본사에는 고객 수십명이 몰렸다. 예금 인출을 문의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주변의 우량 저축은행에서도 예금자 보호한도인 5000만원 이상 고객을 중심으로 예금 인출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강남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이날 하루 100억원 이상의 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평소보다 15% 가량 많은 금액이 인출된 대형 저축은행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테헤란로 인근에 있는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18일 "삼화저축은행에 비해 경영 상태가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17일부터 예금 인출을 문의하는 창구 방문 고객이 줄을 잇고 있다"며 "영업 첫날보다는 예금인출 고객수가 60% 정도 줄었지만 불안심리가 확산될 경우 영업에 지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부실 사태가 '뱅크런 우려'로 흘러가자 금융당국은 서둘러 해명에 나섰다. 저축은행 예금 인출 규모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삼화저축은행 사태를 보면 정부가 신속하게 매각 작업을 처리해 안정화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며 "뱅크런은 걱정할 필요가 없고 결과적으로 저축은행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적잖은 전문가들은 저축은행 구조조정 작업이 장기화할 경우 뱅크런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이번 삼화저축은행의 경우처럼 부실저축은행 영업정지 조치를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한 대형저축은행 관계자는 "영업 첫날(17일)에 뱅크런 조짐을 확인하고서야 금융위 관계자가 '더 이상의 영업정지는 없다'고 말했다"며 "이는 시장의 불안심리를 안심시키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부실저축은행의 영업조치 사유가 명백하다면, 영업조치와 함께 저축은행 주고객인 서민들의 불안감을 줄이고 저축은행업계의 뱅크런 위기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공식 해명이 있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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