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서미선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경기 저점은 지나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면서도 "올해 1분기 전기대비 0.9%, 2분기 0.3%, 3분기 0.1% 성장하며 계속 내려왔지만 더이상 내려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13일 김중수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 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내수, 수출지표가 개선과 악화를 반복하며 혼재된 상황이나 전반적으로 더 나빠지거나 빠른 회복이 오거나 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같이 밝혔다.
다음은 김 총재의 모두발언과 일문일답.
<모두발언>
오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국내외 금융·경제상황을 종합 검토한 결과 한은 기준금리를 현재의 2.75% 수준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세계경제를 보면 미국은 완만한 경제회복세가 이어졌으나 유로지역은 경제활동 부진이 지속됐다. 신흥시장국은 경제지표가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국제경제시장은 미국 재정절벽 위험에도 불구 대체로 안정을 유지했다. 글로벌 주가가 변동성이 축소되는 가운데 상승으로 전환했고, 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로지역 재무위험국가의 CDS프리미엄도 하락했다.
다만 12월 들어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CDS프리미엄이 반등했다. 세계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나 재정 긴축 등으로 세계경제성장의 하방위험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
국내경제를 보면 수출은 개선되나 내수부진이 이어져 성장세가 미약한 수준을 지속했다. 11월중 수출은 업종별로 IT제품, 지역별로 동남아·중국 중심으로 회복되며 전년동월대비 3.9%증가했다. 내수 측면에서 11월중 주요 지표가 모두 전월보다 감소했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세계경제 성장세 회복 지연등으로 마이너스GDP갭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11월중 주택매매가격은 수도권 하락세, 지방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고용사정을 보면 취업자수는 고령층 위주로 35만3000명으로 늘었다. 금융시장에선 주가와 금리가 국제금융시장 안정, 주요국 경제지표개선 등으로 상승했고 환율은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돼 하락하고 있다.
금통위는 국내외 경제상황을 종합 검토한 결과 이번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키로 했다. 앞으로 금통위는 국내외 금융·경제상황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도록 노력하며 성장잠재력이 훼손하지 않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 내에서 안정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오늘 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일문일답>
▲현재 경기가 바닥이라고 보는지?
-경기 저점은 지나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 다만 올해 1분기 전기대비 0.9%, 2분기 0.3%, 3분기 0.1% 성장하며 계속 내려갔는데 더 이상은 내려갈 것 같지 않다. 올해 경제성장률 2.4% 전망했는데 0.1~0.2% 정도 갭이 있어 현재 예상하는 경제전망치가 약간 하회조정될 수 있다.
10월 소매판매, 건설 등이 전월보다 마이너스 성장했는데 11월에는 마이너스에서 벗어나 플러스가 되지 않을까 하는 모니터링 결과를 갖고 있다. 설비투자는 플러스였다가 마이너스로 가는 경우도 있어 여러 변수가 보여주는 방향이 혼재돼 있다. 전반적으로 더 나빠지거나 상당히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다.
▲북한 미사일 발사 리스크가 어느 정도 통화정책에 반영됐는지, 이를 과거 북한 리스크와 다르게 봐야 하나?
-과거 주식시장엔 영향이 별로 없고 환율에 영향이 있었는데 지금 환율 방향에도 큰 영향이 없다. 어제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부터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24시간 체제로 당분간 모니터링을 한다. 현재는 모든 것이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미국이 추가 양적완화 발표했다. 미국경제에 대한 판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성장전망이 전보다 낮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미국 성장률이 약간 낮아진대도 성장가능성을 어둡게 보지는 않는다. 경제위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잠재성장률만큼 성장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FRB 의결문을 보면 노동시장, 인플레이션에 대해 매우 구체적 안을 갖고 굳은 정책의지를 표명했다 본다. 인플레이션이 2.5%를 밑도는 한 실업률이 6.5%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 부양책을 유지한다는 임계점을 제시했다. 앞으로 통화정책 담당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한다.
▲저금리가 지속되며 시중 금융기관을 높고 보면 3분기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금융위기 직후인 2002년 3분기 이후 최저치다. 이에 대한 의견은?
-현재 낮은 수준의 금리가 어느 정도 지속된다. 순이자마진으로 은행, 보험 등 금융사가 어려움을 겪는 건 사실이다. 앞으로 은행산업이 매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도 마찬가지다. 큰 위험소지가 있다. 그러나 현재 은행 전체 수익 규모가 줄어들진 않았다. 보험산업도 현재 급격하게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다. 앞으로 위험 최소화하는 방법은 결국 수익원을 다각화하며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추가 양적완화로 달러 공급이 늘어 한국 자본시장에 많이 유입된다는 전망이 있다. 추가 외환규제에 대한 견해는?
-환율 변동폭이 커지면 불확실성을 유발하고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한다. 앞으로도 불필요한 원화가치 절상, 절하 기대에 의한 행태는 당국으로서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다. 한국의 규제는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차별을 두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자본 통제가 아닌 거시건전성 규제다. 특히 한국이 먼저 제시한 '외환건전성 부담금' 제도는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고 국제규범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 논의 중이다. 새로운 추가규제에 대해서는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