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합원이 정치권에 대한 원망과 급여 삭감의 고통 등을 담은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시도했다.
9일 쌍용차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10시경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 2라인(로디우스, 체어맨 생산조립라인)에 근무하는 직원 류모(50세) 씨가 자살을 시도했다. 발견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
쌍용차 노조가 공개한 유서에서 류씨는 쌍용자동차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대책, 정치권에 대한 원망, 해고 노동자들의 집단적 행동으로 인한 불안감, 회사 내부의 어려운 현실 등을 털어놨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류씨는 유서를 통해 "지지난 정부와 금융자산공사, 산업은행이 앞장서서 3000억씩 흑자나는 회사를 부실매각했다"며 "이 모든 것은 현장 사람들이 잘못한 게 아닌데 지금도 구조조정에만 초점을 맞추는 정치권과 해고동료들이 안타깝고 원망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우차는 해외매각을 하고도 6조원이 넘는 자금을 산업은행에서 지원받았지만 우리 회사는 정리해고라는 특단에 아픔을 겪었지만 제대로 된 지원은 커녕 아직도 정상화에 발목을 잡는 정치권과 노동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권이 바뀌고 국정조사도 한다는데, 그 이전에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전전 정부와 정치권이 책임을 지고 회사 장래와 지원을 약속받게 되는 게 우선인 것 같다"며 "구조조정으로 급여가 삭감되고, 제때 지급이 안되는 사회적 약자한테는 너무나도 고통이었다"고 토로했다.
이번 조합원 자살 시도와 관련, 쌍용차 노조 측은 정치권의 외압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조는 "현재 쌍용차노사는 무급휴직자 복귀 방안을 갖고 노사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결자해지의 입장에서 복귀절차를 밟고 있다"며 "정치권에서 한쪽 방향만을 놓고 갈등을 유발한다면 노조는 더 이상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 의해 쌍용차가 휘둘린다면 노조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간주하고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어 노조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며 가족 동의 하에 유서를 공개한 배경을 설명했다. 노조는 현직 쌍용차 직원들로 구성된 반면 지부는 해고 근로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에 따른 양측의 입장 차이로 갈등 양상도 깊어진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