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감] 수출입銀 국감 '성토장' 방불…'전경련 탈퇴' 한목소리
[2016 국감] 수출입銀 국감 '성토장' 방불…'전경련 탈퇴'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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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이 행장 "검토하겠다" 답변에 "종합감사 때까지 결론내라" 압박

[서울파이낸스 정초원 이은선기자] 11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수출입은행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가입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질타가 쏟아졌다. 여야가 구분없는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최근 전경련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논란에 휩싸여 있는 상태다.

이날 오전 국감에서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관증인으로 출석한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에게 "수출입은행은 전경련 회원으로 계속 남을 생각이냐"고 물었고, 이 행장은 "특별히 (탈퇴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계속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같은 이 행장의 답변에 김 의원은 "수출입은행은 정부가 만든 공기업인데도 불구하고 왜 대기업 이익집단으로 활동하는 전경련에 남아있겠다는 거냐"며 몰아 부쳤다. 김 의원은 또 "2007년 한국가스공사, 2012년 한국전력 등 공기업들이 탈퇴한 점을 지적하면서 대한상의나 중소기업협동조합 등 공식적인 기구를 통해 (정보 교환 등을) 하면 되는 것인데, 재벌기업의 이익클럽에까지 함께할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이에 이 행장은 "(탈퇴를) 검토해보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이후 질의 과정에서도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전경련 탈퇴'와 관련 한목소리를 냈다. 의원들은 한결같이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에 소속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은행은 연간 회원비로 1156만원씩 내는 데 반해, 수출입은행은 2100만원씩 내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 것 같다"며 "회원비 규모와 관련된 문제도 있지만, 수출입은행이 전경련에 가입돼 있으면 이해 충돌이 발생한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수출입은행은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도 있으나, 기업구조조정에 앞장서야 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며 "그런 기관이 전경련에 연회비를 2100만원씩 낸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위기의식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의원은 '친박 인사' 논란에 오른 이 행장과 관련해 "수출입은행장도 '댓글 사건'과 연루돼 행장이 된 것이기 때문에 수출입은행장 자체가 개혁 대상"이라며 "수출입은행의 썩은 행태를 고치지 않으면 사고가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뉴엘, 성동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디지텍시스템스 등의 사고가 잇따르는 것은 독에 금이 가 물이 줄줄 새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수출입은행장은 전경련 탈퇴를 왜 해야 하냐고 이야기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수출입은행이 특정 단체의 세미나 등에 참석하는 정도가 아니라 회원으로 가입해 상시적으로 교류하면 동화될 수밖에 없다"며 수출입은행의 전경련 가입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어떤 선진국에서도 경제적 강자가 단체 행동하는 경우는 없다"며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을 비교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회적 문제가 된 뒤에 우리의 전경련과는 역할이 다르게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여당인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도 종합감사까지 전경련 탈퇴 여부를 검토해 결론을 내리라고 압박했다.

이 의원은 "수출입은행의 목적은 중소·중견기업 지원"이라며 "수출하고 싶어도 금융지원이 어려운 기업에게 국민의 돈으로 지원해주자는 게 주요 목적인데, 수출입은행은 4분의 3을 재벌기업에 대출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년동안 국회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지만, 여전히 자기 힘으로 대출받을 수 있는 재벌에 대한 대출이 집중돼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재벌의 이익단체라는 전경련과 수출입은행이 함께 하는 상황은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에 전경련이 어떤 순기능을 했는지는 접어두고, 이제는 재벌들끼리 자기 이익만 챙기는 아귀같은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등의 사건으로 국민들은 전경련에 대해서 이상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국책금융기관의 중요한 덕목이 정치적 중립인데, 전경련은 어버이연합 사건으로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이 다 전경련에서 탈퇴하는 상황에서 수출입은행이 전경련과의 고리를 끊지 못한다면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여러 오해를 끊기 위해서라도 전경련을 탈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의원들의 질타에 이 행장은 "전경련과 같이 어떤 일을 하겠다는 의도는 아니었고, (전경련 외에도) 여러 협회에 전부 회비를 내고 있다"며 "중요한 목적은 정보와 상황을 교환하자는 것이었는데, (여러 협회에 가입된 상황이라) 깊이 생각을 안했다. 문제 지적이 있었으니 더욱 잘 생각하겠다"고 탈퇴 검토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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