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發 리스크 단기충격…전문가 "三電 위기설?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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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단기조정 가능…"반도체 슈퍼사이클 저력 무시 못해"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김희정·남궁영진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수수 의혹으로 구속되면서 국내 증시가 요동치고 있지만 단기 리스크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위기설의 주 원인인 외국인 매도세가 차익실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만 아니라, 리스크 자체도 펀더멘털과 관련된 부분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 삼성전자 주가. 2016년 8월 이후~2017년 2월. (사진 = 키움증권 HTS 캡쳐)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0.06% 내린 2080.58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코스피의 오름세가 소폭 꺽인 데는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부진이 주효했다.

이날 삼성전자를 포함한 20개 삼성그룹주의 3분의 2가량은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0.42% 내린 189만3000원으로 장을 마쳤고 삼성제약(-2.17%), 삼성물산(-1.98%), 삼성카드(-1.67%), 삼성생명(-1.40%), 삼성중공업(-0.94%), 삼성엔지니어링(-0.78%%) 등도 약세였다.

앞서 이날 새벽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특검의 구속영장 발부를 승인했다. 이로써 특검은 지난달 1차 구속영장 발부 요청 기각 후 2번째 시도 끝에 법원의 승인을 받아 수사를 계속 진행해나갈 수 있게 됐다.

삼성그룹주들의 부진에는 단연 오너 리스크가 주효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향후 삼성전자를 비롯해 계열사들의 의사결정 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이 대두됐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오너 리스크보다는 최근 높아진 주가와 자사주 매입 시기에 따른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주효했다는 게 시장 중론이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삼성그룹주 약세는 이 부회장 악재로 투자심리가 단기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며 "외국인 매도세는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했을 때 항상 보였던 패턴으로 자연스러운 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두드러진 매도세는 자사주 매입에 따른 것으로 본다"며 "과거에도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했을 때 외국인은 이를 활용해 주식을 정리하곤 했다"고 귀띔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의 가파른 상승세를 주도한 반도체 슈퍼사이클 등 업황 호조가 지속되고 있어 주가 낙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기대됐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은 1~2년 단기 사이클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과 맞물리는 장기적 성장이 가능한 환경"이라며 "글로벌 탑티어(Top Tier)인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이 당장 망가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주가 조정 역시 급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인수합병(M&A)에 공을 들여온 미국 전장기업 하만과 관련해선 부정적 관측도 솔솔 나오고 있다. 특히 소액주주들이 불리한 조건으로 하만을 매각했다며 사측에 소송을 제기한 만큼 17일(현지시각) 열리는 주주총회에 관심이 쏠리는 형국.

대기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코스피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진 상황. 실제 작년 말 기준 10대 그룹이 코스피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 52.3%다. 특검의 칼날이 삼성그룹을 넘어 여타 대기업집단들까지 향할 경우 코스피가 크게 휘청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조병현 연구원은 "사건을 확대해서 보면 이재용이 구속됐다는 건 그동안 '재계도 정계의 피해자였다'라는 프레임이 깨지게 됐다는 것"이라며 "사법계 판단이기 때문에 (확대) 여부를 논하긴 이르지만 만일 확산 조짐이 보이면 외국인 주주들에게 하나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수사 확대 가능성 자체가 낮다는 분석도 나왔다. 변준호 연구위원은 "일단은 다른 대기업들 조사를 하기 위해선 특검이 수사기간을 연장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2월 내로 수사가 마무리 되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대기업들로 확대될 것으로 안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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