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사진 = 한국투자증권)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사진)이 10년간의 임기를 성실히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11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단명(短命) 최고경영자(CEO)'가 넘치는 증권가에서 유상호 사장에 대한 경영진의 신뢰가 얼마나 두터운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8일 '2017년 제1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피후보자인 유상호 사장을 제외한 위원 4명 전원 찬성을 통해 유 사장을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임추위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10년간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해 회사 발전에 기여했다"며 "향후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해 최고경영자로서 갖춰야 할 자질과 역량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증권사 최장수 CEO' 타이틀은 올해도 어김없이 유상호 사장에게 돌아가게 됐다. 지난 2005년 부사장으로 한국투자증권과 인연을 맺은 유 사장은 불과 2년여 만에 대표이사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이후 매년 재평가를 통해 지난 10년간 수장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연임의 무게 또한 지금처럼 무거운 때가 없다. 작년은 한국투자증권에 유난히 뼈아팠다. 증권업황 부진 속 실적 방어에는 성공했으나 영업직원의 고객 돈 수십억 횡령 사건으로 '한국투자증권' 브랜드가 지닌 '신뢰' 이미지가 곤두박질쳤다.

비상사태라고 판단한 유상호 사장은 올해를 '금융사고 제로의 원년'으로 설정했다. 작년 말부터는 고객들에 관련 안내 공문을 전달하는 등 사고 예방에 힘써왔다. 지난 1월부터는 자정작용의 일환으로 영업점 장기근무 직원의 순환 이동발령 체제와 불법행위 자진신고제를 실시해왔다.

미국 트럼프 신정부가 본격 임기를 시작함에 따라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도 또 다른 부담 요인이다. 트럼프발 이슈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역시 탄력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미국의 금리인상은 국내 증시 내 외국계 자금 이탈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작년 현대증권 인수합병(M&A) 실패 후유증도 있다. 올해는 탑티어 증권사간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 경쟁이 치열해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IB에 한해 발행어음과 종합금융투자계좌(IMA) 등 기업금융을 위한 새 자금조달 수단을 허용하며 '한국판 골드만삭스'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절전지훈(折箭之訓). 잘 알고 계시는 '화살을 한두 개 꺾으면 쉽게 꺾이지만 여러 개 묶어놓으면 꺾기가 힘들다. 즉, '여럿이 힘을 합치면 그 어떤 어려운 난관도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하는 아주 친숙한 고사성어입니다."

유상호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임직원의 태도다. '증권사 최장수 CEO'의 비결로 늘 임직원과의 유대 및 협력을 강조해 온 유상호 사장의 평소 마음가짐이 여실히 드러난다. 난관으로 가득해보이는 올해 유상호 사장이 이끄는 한국투자증권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