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수협중앙회 대립각, 행장공백 장기화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Sh수협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가 공모 이후 10번째로 개최한 회의에서도 차기 행장 선임에 실패했다. 전임 행장의 임기가 만료된 '행장 공백' 상태에서도 행추위가 논의를 미루는 행태만 반복하면서 회의가 사실상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수협은행은 20일 서울 모처에서 차기 행장 후보 추천을 위한 10차 행추위를 개최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해 오는 27일 회의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행추위는 2월 말 공모 절차에 들어간 이후 두달이 지나도록 행장 후보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2차 공모에 참여한 10명의 후보군 중 3명을 추렸으나, 이후 5일과 10일, 11일 연달아 회의를 갖고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원태 전임 행장의 임기가 지난 12일 만료되면서 수협은행은 사실상 창립 이래인 54년 만에 처음으로 경영 공백 사태를 맞았다. 행장 자리가 비면서 정만화 수협은행 비상임이사에 행장 직무 대행을 맡겨놓은 상태다.

사상 초유의 경영 공백상태에서 개최된 행추위에서까지 회의가 심도깊은 논의 없이 마무리 되면서 은행 내외부를 막론하고 행추위가 시간 끌기용 회의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정부 추천 사외이사인 송재정 전 한국은행 감사, 임광희 전 해양수산부 국장, 연태훈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수협중앙회가 추천한 박영일 전 수협중앙회 경제사업 대표와 최판호 전 신한은행 지점장 등으로 구성된다. 행추위원의 3분의 2 이상, 즉 5명 중 4명이 찬성해야 은행장 후보 추천이 가능하다.

행추위 결정이 미뤄지는 이유는 사외이사 추천권을 가진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등 3곳의 정부 기관과 수협중앙회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회는 은행 최초의 내부 출신 행장 선임을 주장하고 있으나, 정부 측은 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 상환 등 의무 이행 책임을 우선시할 인사를 원한다는 전언이다.

오는 27일 행추위에서도 후보 추천이 이뤄지지 않으면 행장 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수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선 이후로 미뤄질 경우 내각이 세워지고, 인선이 완료될 때까지 시간이 더 지체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