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올 하반기 전국 주택시장에도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대내외 불확실한 경제상황으로 금리 인하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주택관련 대출규제와 쌓여있는 공급·입주량이 주택가격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서울 주택가격은 가을시장을 지나면서 보합이나 강보합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전히 서울을 고집하는 수요자가 많은 데다 매매값이 2012~2013년도 수준의 저점에 근접해 있어 추가하락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25일 주택산업연구원의 '2019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 하반기 주택 매매가격은 전국적으로 0.6%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상반기(-0.9%)보다 하락폭이 둔화된 수준으로, 수도권과 지방이 각각 0.3%, 0.9% 내림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주산연은 하반기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거시경제 △금리 △대출규제·주거이동 △3기 신도시 계획 △공공택지 확대 △정비사업·도시재생 △신규공급·미분양 △입주물량 △거래시장 상황 △상반기 가격흐름 등을 꼽았다.
경제상황에 따라 인하될 가능성이 있는 금리를 제외하곤 나머지 9가지가 모두 집값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하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점쳐졌다.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전반적으로 경기둔화, 건설투자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에 더해진 대출규제로 인한 주거 이동성 악화는 가격 하락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며 "연내 시행될 수 있는 금리인하 역시 긍정적 요인이 크진 않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방은 침체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역특성을 고려한 시장관리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서울의 경우 9.13 부동산대책 등 지난해 수준의 외부요인이 없다면 9월 이후 보합 또는 강보합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5월 들어 아파트 매매가격의 하락폭이 둔화되고 있고, 순환주기를 근거로 판단할 경우 저점에 근접해 있어 추가적인 내림세는 힘들다는 게 주산연 측 설명이다.
하반기 주택매매거래는 수도권의 감소가 두드러진 가운데, 전국적으로 40만건 수준의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추산됐다. 상반기 거래량을 감안했을 때 올 한 해는 지난해(약 86만건)보다 11% 가량 줄어든 약 76만건의 거래량이 예상된다.
하반기에 이뤄질 주택공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0% 감소하면서 인허가 25만가구, 착공 19만2000가구, 분양 10만7000가구, 준공물량 23만9000가구 수준으로 전망됐다. 지난 2012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던 입주물량이 감소하며 하반기 주택가격 낙폭이 둔화될 것으로 기대되나, 입주물량이 쌓여있는 경기도·울산·부산·강원도·경상도 지역은 역전세난이 심화될 것으로 주산연은 예측했다.
주택시장을 좌우할 5대 변수로는 △대출규제 △금리 △공급량 △가계부채 △입주량 등이 언급됐다. 주산연은 이 중 입주량과 대출규제는 입주예정물량이 집중된 지역의 입주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택금융규제 재조정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다.
권 연구원은 "미입주 리스크와 지방을 중심으로 한 미분양 관리 정책이 중요하다"며 "그중에서도 서울 주택가격의 변동성 확대 위험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거래 정상화와 안정적인 주택가격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는 신중한 정책마련이 필요하다. 1주택자를 위한 대출규제 완화 방안도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