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또 미뤄진다. 원래라면 양사는 지난해까지 본계약을 마무리할 것으로 계획을 잡았으나 각종 대외적 이슈로 인해 진도를 나가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재무구조가 생각보다 심각해 인수를 재검토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 인수관련 시간부족 관계로, SPA계약 일정을 1월에서 2월로 연기했다. 일정을 미룬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예정대로라면 1월 중 계약을 성사시키려 했으나 연말연시, 설연휴 등 휴무가 많아 세부적인 계약 내용을 논의하기에 시간이 부족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 예상치못한 변수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도 "SPA 체결일시는 양사간 합의하에 변경이 가능하다.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2월 중으로 체결을 완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18일, 이스타항공 최대 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SPA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연내 인수절차 매듭을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수 지분 규모는 총 497만1000주(51.17%)로, 인수 금액은 약 695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세부적인 사항을 맞추는 등 예상외로 실사가 길어지자 SPA 체결 예정일이었던 12월 30일에서 2020년 1월 중 체결로 한 차례 일정을 변경했다. 그럼에도 불구, 시간상의 문제로 또 미루는 등 현재로선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의 경영 악화가 '인수 지연'의 주요 원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기준 이스타항공의 부채 비율은 484.4%, 자본잠식률은 47.9% 수준이다. 더해 지난해 보잉(Boeing)사의 맥스 운항중단 사태와 일본 불매운동이 심화되면서 손실 폭은 더 커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 인수 무산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양사는 "단지 시간이 부족한 상황일 뿐"이라며 "시장에서 우려하는 인수 불발 가능성은 전혀 없다. 실사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선을 그엇다.
실사는 지난달 26일부터 계속해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승인이 완료돼 주식매매거래가 종결되면 곧바로 이스타항공의 부채 비율을 업계 평균 수준까지 낮출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