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반(反) 조원태 연합 중심에 서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최근 반도건설에 이어 한진칼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히고 있다.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주식을 추가 매입해 보유 지분율이 기존 17.14%에서 17.68%로 상승했다고 3일 공시했다. 보유 주식 수는 1021만1640주에서 1055만3840주로 32만2200주(지분율 0.54%) 증가했다.
이에 따라 KCGI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 반도건설(13.3%) 등 '3자 주주연합'의 지분율도 종전 37.08%에서 37.62%로 늘었다. 다만, 지난달 20일 추가로 취득한 지분 5.02%와 이번에 늘린 지분의 경우 지난해 12월 26일 주주명부가 폐쇄된 후 매수한 것이 때문에 이달 말로 예정된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31.98%로 제한된다.
앞서 조 회장의 '우군'으로 알려진 델타항공은 지난달 24일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해 지분율이 10%에서 11%로 늘어났다. 이로써 조 회장 측 지분은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특수관계인과 카카오 등을 포함해 총 39.25%에 달하는 상황이다. 조 회장 측이 이번 정기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33.45%로 추정된다.
재계에서는 양 측이 지분을 잇달아 매입하는 것은 이미 경영권을 두고 장기전 준비에 돌입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달 정기 주총에서 주주연합 측이 제시한 안건을 통과시키지 못하더라도 향후 임시 주총이나 내년 주총을 대비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