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청약 열풍은 좀처럼 가라앉고 있지 않는 가운데, 수도권 일부 단지들에 대한 분양가 산정이 서울보다 비싸게 책정돼 고분양가 논란이 재차 일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분양을 앞두고 있는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 'DMC리버파크자이'와 'DMC리버포레자이'의 3.3㎡당 분양가는 각각 2583만원과 263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해 7월과 11월 덕은지구에서 3.3㎡당 평균 1800만원대에 공급된 '덕은 대방노블랜드'와 '덕은 중흥S클래스' 등의 분양가보다도 1.4배 가량 높은 금액이다.

더욱이 지난해 12월 서울 영등포구 일대 분양한 '더샵파크프레스티지'(2200만원), 올해 초 분양한 서대문구 홍은동 '홍제 가든플라츠'(2300만원)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공공택지 분양에 따른 분양가상한제 적용에도 불구하고 서울보다 높은 분양가를 책정받은 것이다.

앞서 공공택지인 경기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에 지어지는 '과천제이드자이' 역시 시세 절반 수준인 3.3㎡당 2195만원으로 분양된 바 있다. DMC리버파크자이·리버포레자이 사업 시행사인 화이트코리아 측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입지 등에 따라 해당 토지를 상대적으로 비싸게 매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택지개발지구·공공주택사업지구에서는 추첨제로 공동주택 용지를 공급하지만, 고양 덕은지구와 같은 도시개발사업지구의 경우 도시개발법에 따라 최고가 낙찰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한다.

LH 관계자는 "시행사가 해당 블록의 입찰 당시에 낙찰을 받으려고 가격을 높게 써낸 것이 고분양가로 이어진 셈"이라며 "대개 아파트값이 분양가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용해 시행사가 '배짱 분양'에 나섰고,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덕은지구는 행정구역상 경기 고양시에 속하지만, 서울 접경지역으로 지역 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아 왔다. 때문에 청약을 기다려 온 청약자들은 이전 분양한 단지와 가격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면서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런 논란에도 최근 '청약 광풍'이 일면서 인근 지역 집값 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인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 역시 역대 최고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 단지는 3.3㎡당 평균2230만원으로 송도 지역 최고 가격에도 불구하고 1순위 청약에서 804가구 모집에 5만8021명이 몰려 평균 72.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역시 서울 등 고분양가 관리지역 내 분양가 심사 기준의 편차가 크게 나타나면서 '고무줄 적용 논란'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HUG는 지난 7일 서울 동작구 흑석3주택재개발정비사업(흑석3구역·흑석리버파크자이) 일반분양가로 3.3㎡당 2813만원을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 8월 분양한 사당3구역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과 같은 금액이다.

HUG는 일부 정비사업 단지에 기존 고분양가 심사 기준 적용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2월 새 내부 기준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애초에 3.3㎡당 3200만원 선의 분양가를 고수했던 흑석3구역은 끝내 새 기준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한제는 토지를 매입해 사업을 진행할 경우 매입 비용을 인정하면서도,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공시지가로 택지비를 산정하고 있다"면서 "상한제 적용 기준이 상이해 문제가 더욱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