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신주인수권부 사채(BW) 3000억원을 발행키로 했다.
한진칼은 1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일반공모 방식의 BW 3000억원 발행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표면이자율은 2%, 만기이자율은 3.75%이고 사채만기일은 2023년 7월 3일이다.
한진칼의 이번 BW 발행은 대한항공이 추진하는 1조원대 유상증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한진칼 이사회는 지난달 14일 대한항공의 지분 가치 유지와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의했다. 이 중 1000억원은 이미 단기차입으로 마련했다.
한진칼은 유상증자 참여에 필요한 나머지 자금은 신주인수권(Warrant)이 부여돼 있고 주관사 총액 인수가 가능한 BW를 발행키로 결정했다.
BW 발행으로 마련될 자금 3000억원과 기존 차입금 1000억원 중 3000억원은 계획대로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투입하고, 나머지 1000억원은 유동성 확보와 차입금 상환 목적으로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의 이번 BW 발행은 주주 및 일반인 등 누구나 참여 가능한 '일반공모' 방식이다.
한진칼 관계자는 "주주·일반인 대상 청약 절차를 한꺼번에 진행하는 일반 공모 방식이 청약률 상승과 일정 단축을 가능하게 해 대한항공 유상증자 납입 일정 준수에 보다 유리하다는 것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주주연합'이 지난달 말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참여 자금 조달이 어려우면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견제에 나선 상황에서 주주 이해관계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이 같은 방식을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
BW가 일반 사채보다 이자율이 낮고 장기로 발행이 가능하며, 추후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자본 확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이 총액을 인수하기로 한 만큼 자금 조달의 안정성도 이미 확보된 상태다.
한진칼 관계자는 "이번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토대로 적시에 대한항공 유상증자 재원을 마련하는 동시, 한진칼의 차입구조 개선 및 추후 자본확충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