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통합법인 에스에스지닷컴(SSG.COM)이 새벽배송 투자 결실을 거두는 것으로 보인다. 24일 새벽배송 1주년을 맞아 SSG.COM이 발표한 자체 결산 자료를 보면, 지난해 6월27일부터 올해 6월23일까지 이용자 72만명, 재구매율(2회 이상 이용) 60%, 주문 상품 4100만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1만개였던 새벽배송 취급 상품 수(SKU)는 올해 2만8000개로 늘었다.
SSG.COM은 지난 1년간 새벽배송 성과 일등공신으로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를 꼽았다. NE.O는 차세대 온라인 스토어(Next generation Online store)의 머리글자다. SSG.COM은 네오를 통해 주문 접수부터 배송 준비까지 80% 이상을 자동화시켰다. 그만큼 인력과 시간을 아낀 것이다.
네오의 장점은 △사람이 상품을 찾는 게 아니라 상품이 작업자를 알아서 찾아오는 GTP(Goods To Person)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을 고르는 DPS(Digital Picking System) △상품 입고부터 배송까지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콜드체인(Cold Chain) 시스템이다. 네오에선 상품 입출고 공간 온도가 계절과 관계 없이 영상 10도로 유지된다.
SSG.COM은 경기도 용인시 보정동(001)과 김포시 고촌읍(002·003)에서 네오를 운영 중이다. 2023년까지 1조7000억원을 투자해 네오를 11개까지 늘리고 하루 26만건을 배송한다는 목표다.
새벽배송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SSG.COM은 네오를 앞세워 소비자들의 극신선·친환경 수요를 적극 공략했다고 짚었다. SSG.COM에 따르면, 서비스 초기 서울 10개구에서 3000건의 주문을 받던 것이 한 달 만에 서울·경기지역 17개구 5000건으로, 올해 초에는 서울 전역 및 수도권 일부를 포함해 1만건까지 주문이 늘었다. 지난 2월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늘면서 새벽배송 물량이 1만5000건까지 뛰었다.
SSG.COM은 네오를 통해 하루 배송 물량을 2만건까지 소화하고 있다. 코로나19 변수로 당초 올해 연말을 목표로 발표했던 계획을 6개월가량 앞당긴 것이다. 주문 한 건 당 평균 15개 상품을 접수하는 것을 고려할 때, 하루 평균 30만건을 분류하고 배송하는 셈이다.
새벽배송을 통해 친환경 배송 시스템도 구축했다. SSG.COM은 배달용 스티로폼 박스를 대신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한 새벽배송용 보냉가방(알비백) 10만개를 제작했다. 알비백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으면서 재사용률이 95%까지 올랐다. 알비백 사용으로 스티로폼 박스와 종이 포장재, 아이스팩 등 일회용품 1080만개를 줄였다. 무게로 바꾸면 7290t이다.
최우정 SSG.COM 대표이사는 "상품 경쟁력은 물론, 친환경 배송 강화에도 힘쓴 점이 새벽배송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판도를 바꿀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체계적인 배송 시스템을 바탕으로 온라인 그로서리 1위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