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과로사 대책위, 설 연휴 앞두고 "과로방지 대책 이행"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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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사측, 분류인원 추가 투입한 척···노동자 보호 약속 지켜야"
사측 "지난달 말 2370명 지원인력 투입···진행경과 투명하게 공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택배사 보호대책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택배사 보호대책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택배물량 폭증이 예상되는 설 연휴를 앞두고 택배 노동자들이 지난해 10월 마련한 과로방지 대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며 이행을 촉구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6일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사들이 분류작업 인력을 추가 투입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대책위는 "최근 CJ대한통운은 일산동구·여수·강북·강서·노원·동대문·양천·세종 등 많은 터미널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 없이 분류작업 인원만 발표했다"며 "이 인원은 이미 예전부터 기사들 스스로 비용을 부담해 투입했던 인력들이고 사측은 이를 재탕, 삼탕하며 분류작업 인원을 추가 투입한 척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진택배와 롯데택배는 1000명의 분류작업 인력을 투입한다고 발표했으나 사실상 지금까지 투입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6명의 택배기사가 잇따라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각 택배사들은 분류인력 충원, 산재보험 가입, 심야배송 중단 등 택배종사자 보호를 위한 종합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들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게 대책위의 입장이다. 

이들은 "설 명절까지 다가오면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 자명한데 재벌 택배사들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하고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로 상황은 절체절명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며 "이는 국민들에게 했던 분류작업 책임 약속을 부정하는 것이자 과로사 문제 해결은 안중에 없이 택배노동자에게 분류작업 업무를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택배노동자의 현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린 상황에서 중대한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다"며 "택배노동자들의 죽음을 더 이상 바라만 볼 수 없으며 택배노동자가 살기 위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CJ대한통운 측은 대책위가 사실관계 왜곡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은 이날 대책위 기자회견과 관련한 입장문을 내고 "지난달 말 기준 인수지원인력은 2370명으로. 이들 중 지난해 10월 말 종합대책 발표 이전 인력은 759명에 불과했다"며 "11월 이후 이들에게 지급된 비용은 회사와 집배점 협의에 따라 추후 정산이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대책위가 자신들의 주장만을 관철시키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정상적인 종사자 보호대책 이행에 대해서도 악의적으로 낙인을 찍고 있는 상황"이라며 "회사는 택배기사 및 종사자 보호 종합대책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진행 경과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롯데택배 측은 분류인력 1000명 추가 투입이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 "현재 물량이 가장 많은 곳들을 선점해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며 "터미널마다 인력투입을 원하는 곳도 있고 분류인력비용을 지원해달라는 등 상이해서 맞추고 있는 중이고 내년 2월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공운수노조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민주우체국본부 소속 노동자들도 이날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쏟아지는 물량에 집중국 노동자들은 밤새워 구분작업을 하고 집배원은 한파에도 일몰시간이 되도록 배달을 이어나가야 하는 실정"이라며 우정사업본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는 "집배원에게 고중량·고부피 택배가 쏠리고 있으나 대책은 없고, 구분 인력을 확대하거나 위탁 택배원이 담당할 물량 개수도 늘리지 않고 있는 것은 우정사업본부가 비용 절감에만 골몰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은 "지난해 집배원 19명이 사망하는 등 매년 사망 통계는 줄지 않고 있다"며 "과로사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한 지 2년이 지났지만, 현장은 나아지기는커녕 설날까지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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