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최근 택배기사 10여 명이 잇따라 사망함에 따라 각 택배사들과 정부가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두달도 채 되지 않아 택배기사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23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5시 30분경 로젠택배 부천지점 터미널에서 분류작업을 하던 한 택배기사 A씨가 덮개 없는 체인에 손가락이 끼어 절단됐다.
현재 A씨는 병원에서 봉합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은 "분류작업을 하면서 안전에 대한 어떠한 고지도 없었고 안전교육은 당연히 없었다"며 "심지어는 산재보험에 대한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산재보험제외신청서를 쓰도록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전 5시부터 시작되는 작업시간, 상하차비를 부담하면서 상하차도 해야 하며 관리비라는 명목에 계약서에도 없는 돈을 임의적으로 갈취당하고 갑질 계약서에 매여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노조는 택배작업의 첫 단계인 '분류작업'이 과로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목해왔다. 이에 택배사들은 분류작업에 대해 추가 인원을 투입하겠다며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현장은 열악하고 바뀐 게 없다는 것이 노조 측 입장이다.
이들은 "이 사건만 보더라도 택배 현장의 문제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올해에만 15명에 이르는 택배 기사의 죽음으로 '분류작업 인원을 투입하겠다', '현장을 개선하겠다'는 택배사들의 발표가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반영되고 있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로젠택배는 본사차원에서 각 터미널 현장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노동환경 개선에 대한 대책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해 "산재 당한 노동자에 대한 산재 처리 및 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로젠택배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모르겠다"라는 말 외에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